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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덤을 찾읍시다_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정책기획팀장_라디오칼럼_20170714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7월 14일 금요일
■ 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정책기획팀장
■ 사라진 덤을 찾읍시다
◆ 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정책기획팀장 - 뉴스의 홍수 시대입니다. 뉴스가 단순 보도에서 그치면 그 일이 왜 벌어졌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까닭과 후속 기사를 통해 궁금증을 싹 풀어줘야 합니다. 뉴스의 덤입니다. 시청자들은 뉴스의 덤을 통해서 사건이 벌어진 까닭을 알고,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알게 됩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보고 우리는 스스로 올바른 마음을 가다듬고, 옳은 행동을 다짐하기도 합니다.
광주의 상일여고에서는 교직원들이 월급을 쪼개어 학업에 충실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교육의 덤입니다.
상일여고 선생님들의 열정은 상일여고 학생들의 꿈과 진로의 밑거름입니다. 상일여고를 보면서 무엇이 우리 세상을 밝게 열고,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는지를 알게 됩니다.
덤은 관심입니다. 배가 고파 컵라면을 먹고 있을 때 슬그머니 김치 한 종지를 내밀고, 빵을 먹으면 우유를 한 컵 따라 줍니다. 우리 민족에게 내려오는 미풍양속입니다.
덤은 배려입니다. 물을 흘리면 재빨리 휴지를 건네주고, 무거운 짐을 들고 가면 거들어줍니다. 우리 몸에 배어 있는 일이었습니다.
덤은 나눔입니다. 마을 일을 속속들이 아는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사면 덤을 주면서 ‘이거는 애기 갖다 줘’하던 마음이고, 김장을 하거나 이사를 하면 이웃과 김치를 나누고 떡을 나누는 마음입니다.
덤은 사랑입니다. 자세히 살펴서 나누고, 배려를 서로 주고받으며 넉넉해집니다. 고마움은 저절로 생기지요.
언제부터 우리의 아름다운 마음이 사라졌을까요, 언제부터 함께 나누던 이웃들이 사라졌을까요, 불과 몇 년 전까지 있었는데 말입니다.
정찰제가 생기면서 덤은 사라졌고, 네비게이션이 생기면서 길을 묻지 않게 되었습니다. ‘복지’란 이름이 나오면서 이웃을 돌보는 일은 국가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덤을 얻은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살맛나는 세상을 느끼고, 스스로 베풀고 싶어집니다.
덤은 뉴스보도처럼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일’이지요.
덤은 상일여고 교직원처럼 ‘한 웅큼 나누는 일’입니다.
덤은 서로 생각하고 서로 돕는 마음이라서 ‘닫힌 마음’도 활짝 엽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덤은 감동이기도 합니다.
뉴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듯이, 이웃에게 한 웅큼 더 주고, 우리 삶에서도 한 숟갈 더 베푸는 나날을 만드는 일, 어떠십니까?
오늘부터 외로운 동료와 함께 밥을 먹고, 쓸쓸해하는 동무와 함께 영화를 보는 일, 영어로 말하자면 ‘엑스트라 마일’을 실천하십시다. ‘덤을 준다’는 말은 상대를 더 깊게 생각하고, 세상을 더 넓게 생각하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입니다.
◇사회자 - 김요수 팀장은 그림 산문집 ‘딱 좋아. 딱 좋아’와 권력의 추한 모습을 풍자한 소설을 썼으며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산문집도 출간했습니다. 현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근무하면서 지역사회가 생각해야할 낮고 평범한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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