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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분열과 갈등의 치료약_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정책기획팀장_라디오칼럼_20170703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7월 3일 월요일
■ 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정책기획팀장
■ 문화는 분열과 갈등의 치료약
◆ 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정책기획팀장 -
‘영숙이, 밥 한 끼 같이 할까?’
좋은 감정을 드러내는 첫 번째 신호입니다. 혼자만 먹고 있던 마음을 밖으로 꺼내는 순간 문화는 시작됩니다.
‘저는 치킨에 맥주를 좋아해요’
좋은 감정에 맞장구를 치는 대답입니다. 호응을 얻으면 문화는 자리를 잡습니다.
2013년 고려대학교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혼자 끙끙거리던 고민을 동료에게 알린 것이죠. 사회 문제를 대자보란 형식을 빌려 광장으로 끌어냈습니다.
그 뒤로 곳곳에서 사회 문제를 대자보에 적어 알렸습니다. 사람들이 호응을 했습니다. 우리가 겪는 어려운 사회 문제를 문화로 만든 일입니다.
그리스 시대라 치자면 사회 문제를 광장으로 끌어내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고자 한 일입니다. 민주주의 형식이 대중문화로 바뀌었습니다.
2002년 경기도 양주에서 중학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었습니다. 미선이와 효순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언론이 외면했고, 기득권을 가진 정치가 나몰라라 했습니다. 이때 시민들은 촛불을 들어 세상에 알렸습니다. 대한민국 촛불 문화의 시작입니다.
그 뒤로 사람들은 정치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정치 문제를 문화로 승화시킨 일입니다.
문화는 이웃사랑입니다. 이웃과 기쁨을 함께 하고, 슬픔을 나누는 일이 문화입니다. 혼자서만 잘난 체하고 혼자서만 자랑(질)하는 건 문화가 아닙니다. 문화를 기획한 사람들만 즐기고, 사람을 동원해서 문화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문화는 관심입니다. 관심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함께 어울립니다. 어울리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올해 518을 맞은 광주는 옛날 도청 앞 광장에서 서로 만났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위로하고, 518의 뜻을 새겼습니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연 것입니다. 민주주의에 앞장 서는 광주답습니다.
광주 트라우마센터는 국가가 휘두른 폭력에서 살아남은 사람과 그 가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기록을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권을 말하는 광주답습니다.
광주는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참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화를 새기는 광주답습니다.
문화는 분열을 통합시키고 갈등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함께 어울리면서 누구를 탓할 수 없고, 함께 즐기면서 누구를 욕할 수 없습니다.
문화에는 도덕과 양심이 있습니다. 서로 도우면서 꼼수를 부릴 수 없고, 잇속을 챙길 수 없습니다.
‘문화중심도시 광주’는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중심에 광주가 있다는 뜻입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도덕과 양심의 중심에 광주가 있다는 말입니다.
문화중심도시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지금부터 우리 손으로 시작합시다.
◇사회자 - 김요수 팀장은 그림 산문집 ‘딱 좋아. 딱 좋아’와 권력의 추한 모습을 풍자한 소설을 썼으며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산문집도 출간했습니다. 현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근무하면서 지역사회가 생각해야할 낮고 평범한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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