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07시 55분

다시듣기

가뭄과 폭염, 그리고 물_ 강용 학사농장 대표_라디오칼럼_20170627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7: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6월 27일 화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가뭄과 폭염, 그리고 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여러분 요즘 농부의 입장에서 본 키워드는 역시 가뭄과 폭염입니다. 연일 기상청 관측이래 최악의 강수량이니 최악의 폭염이니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가뭄이 심한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농부인 저 역시 농장의 관정이 말라버려 가뭄걱정에 속이 타들어 갑니다.
삼국사기에 보면 연속 가뭄이 들었던 적이 고구려가 13회, 백제27회, 신라가 59회, 고려 역시 36회 그리고 조선은 99회가 기록 되어 있습니다.
20C 들어 우리나라의 최악의 가뭄을 찾아보니 1904년과 1973년입니다. 1904년에는 왕가뭄이랄 정도였고, 71년에는 연평균 강수량이 겨우 91mm로, 우리나라 평균 강수량 1300mm 의 1/10도 되지 않았으니 그때의 고통은 말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농부들의 기억으로 보면, 폭염과 가뭄은 사실 특별하지 않게 매년 격었던 일입니다. 지금이 기상청 관측이래 최악의 가뭄이라고 하듯이, 2015년에도 40년만의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며, 2013년에도 90년만의 최악, 2012년에는 104년만에 최악의 봄가뭄이라며 정부에서 비상대책 상황실을 운영 했습니다.
2009년에도 몇 년간 반복되는 가뭄으로 식수가 고갈된다는 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렇듯 언제 부터인지 가뭄은 특별히 닥친 재앙이라기 보다, 항상 일어나는 일상적인 현상 이었습니다.
그런데 매년 반복되는 이 재앙같은 현실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대책은 ‘상황실을 운영하고, 예산을 우선 투입하고, 저수지를 준설하고, 수문을 개방하고, 관정을 개발하고,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반복되는 단어와 문장외에는 특별히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장마와 홍수를 조절한다며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은 논의할 가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물이 부족한 나라를 꼽으라면 이스라엘을 꼽습니다.
우리나라 강수량의 절반도 되지 않고, 토양은 비가와도 지하로 잘 스며들지 않는 석회암이 많아 지하수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나라는 농업 선진국이자 수출국입니다.
한정된 물이지만 수요의 목적을 정확히 알고, 목표에 맞게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물관리 시스템 때문입니다.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이 반찬 저 반찬 여러 가지 만들어 상다리 휘어지게 여기저기 올려놓은 것도 대책이겠지만, 무슨 요리를 할 것인지를 정확히 생각해서 사전에 재료를 철저히 준비하고 레시피에 충실하여 무슨 요리를 한 것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대책이 만들어 지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마른 논 바닥에 소방차로 물주는 퍼퍼먼스 보다 10년을 내다보며 공급과 수요에 맞는 물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합니다.

◇ 진행자 - 학사농장 강용 대표였습니다. 강용 대표는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하는 학사농장 유기농 농협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