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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를 기억하며_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_라디오칼럼_20170620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6월 20일 화요일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이한열 열사를 기억하며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그날은, 그날 이후 내 생이 다하는 날까지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금남로와 충장로, 그리고 새벽까지 다할 줄 모르는 분노와 슬픔이 광주의 하늘을 가득 채웠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인파와 만장과 구호들이 낮은 포복의 무등산과 함께 안으로 주먹을 쥐고 울부짖었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눈물과 눈물이 강물을 이루고, 슬픔과 슬픔이 우리가 된, 그리고 분노의 물결 역사가 된 날입니다. 그날은 이한열의 장례식이 날이었습니다.
30년 전 그날, 도청 앞 YMCA에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 전남본부 주관, 5.18추위 및 제민주단체 후원으로 이한열을 보내는 ‘민주국민장 및 범도민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오늘은 그날, 금남로에 뿌려진 전단지(전남대학교 애국학생 고 이한열열사 추도위원회 분단조국 42년 7월 9일)를 통해 그날을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반역의 땅, 빛고을 광주의 아들 한열이를 저들은 그 더러운 손아귀로 또 죽음으로 내동댕이쳤습니다. 무겁디 무거운 철조망을 둘러치고 있는 분단의 땅 한반도의 아들, 반란의 고을인 광주의 아들 이한열. 그는 핍박받은 민족의 아들이었기에, 폭압의 어두운 그늘에서 살아가는 젊은이였기에 쓰디쓴 소주를 마시며 밤늦게까지 억압을 거부하고자 몸부림쳐야 했으며 마침내 최루탄에 죽음을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중략) 그런데 그렇게 바라던 민주화와 해방을 보지 못하고 끝내 가버린 한열이의 싸늘한 시신 앞에 우리 모두 굳은 의지로 맹세하며 싸워야 할 것입니다. (중략) 군부독재 타도를 위해, 민주 쟁취를 위해 외쳤던 망월 영령들의 눈빛이 다시 한열이의 한맺힌 눈빛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결코 끝낼 수 없는 민주화 투쟁의 대열에서 서로의 땀방울을 닦아주며 어깨 추스리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광주의 아들 한열이를 살려내라!
너의 죽음이 딛고 간 자리마다
찬란히 빛날 조국통일과 민주의 꽃씨를 심어온
우리의 처절한 투쟁의 시간은
결코 잠들지 않고 깨어 있으리!
80년 5월 광주 망월의 후예답게
힘차게 외쳤던 너의 인간해방은
빛과 어둠이 교차되는 아침햇살이 되어
눈부시게 다시 태어나
민주의 분노와 어둠을 털어내는 가슴 벅찬
민족자주, 민족해방의 신새벽이 되리라!
그날의 슬픔과 분노와 의기를, 그리고 망월묘역에 잠들어 있는 이한열열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이동순 교수는 조태일의 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저서로는 움직이는 시와 상상력, 광주 전남의 숨은 작가들이 있으며 우리 지역의 문학의 원형을 발굴 복원해 문학적 위상을 널리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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