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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을 위하여_강용 학사농장 대표_라디오칼럼_20170608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6월 8일 목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교육개혁을 기대하며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지금 이 코너에서 제가 방송을 시작한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3년 전 처음이나 지금이나, 매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되는 것을 보면 아마추어가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적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무슨 주제로 할 것인가 항상 고민 스럽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머릿속에서 맴도는 수 많은 생각을 정리하여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입니다. 자료도 찾아보고, 잘못된 이야기는 아닌지, 남에게 피해가는 말은 아닌지 나름 신중하게 체크도 해봅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많이 배우고, 부족하지만 사물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과,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남 불편하지 않게 정리하는 능력이 조금이라도 생겨난 것 같아 저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에서는 모든 신입생들이 글쓰기 수업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합니다.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세계 최고의 영재들을 글쓰기의 초보라고 간주하고, 혹독하고 철저하게 가르치는 것을 보면, 글을 쓴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의 초등학교 때, 지금 봐도 어려운 철학 경전 같은 책들을, 초등학생이던 제 수준엔 당연히 이해도 되지 않았지만, 글자들 속에, 이솝 동화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몇 구절 들어있어, 그것을 찾기 위해 책을 펴놓고 보물찾기처럼 깨알같은 글자를 뒤지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교 한문 시간, 한자의 한획 한획 구성된 원리와 한 문장씩 풀어주던 논어나 맹자 명심보감의 구절들은,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우쳐 주는 어린 시절의 나침반이었습니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의 한두구절을 외워서 마치 인생과 철학을 정복한 것처럼 또 갓 입학한 대학 잔디밭에서 햇볕쬐다 ,세일즈맨의 유창한 상술에 현옥되어 방에 들여 놓은, 괴테 소크라테스 칸트는, 몇번이나 읽기를 시도 하다 결국 장식품만 된 기억도 있습니다.
비록 보물찾기처럼 뒤적거려 얻은 몇 구절의 짧은 지식들이고, 콩나물 시루에 부은 물처럼 고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콩나물이 커나가듯, 생각 어느 구석엔가 박힌 한구절 한구절들이 가끔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고 깨우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을것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글쓰기 교육이 무한한 주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상상하고 논리성과 창의성을 갖춰 나가며, 다양한 창조적인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우리 교육에서는 그런 과정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때가 많습니다.
새 정부에서 교육 개혁을 강조합니다.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니 논술을 없앤다는 것 보다는, 사교육비가 들지 않고도, 논리와 창의력을 깨닫고 배울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학사농장 강용 대표였습니다. 강용 대표는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하는 학사농장 유기농 농협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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