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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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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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곧 사람이다_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_라디오칼럼_20170503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7: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5월 3일 수요일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말이 곧 사람이다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속담입니다. 그래서 요즘 대통령 선거운동에 나선 정치인들이 현란하게 쏟아내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별 생각이 다듭니다. 날마다 쏟아지는 말들의 잔치 속에서, 그들이 쏟아놓는 말을 즐겨야 할 우리들은 즐겁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귀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진실성이나 진정성의 여부를 떠나 정략적인 말하기에 짜증이 납니다. 그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외치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인간은 언어적 동물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의사소통의 핵심에 ‘말’과 ‘언어’가 있습니다. 특히 ‘말’은 내면을 보여주는 잘 보여주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한 후보들의 ‘말’에는 ‘득표’, 즉 ‘표팔이’ 언어만이 난무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현란한 수사가 동원되고 있습니다. 진심과 소신 없는 발언, 말꼬리 잡아 물고 뜯는, 정책과 비전이 없는 것은 시정판을 방불케 합니다. 정치인들은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얕잡아 보고 있는 것 같아 쓸쓸하고 씁쓸합니다만 “말은 곧 그 사람이다.”는 구절을 확인하는 국민들의 혜안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정치인들, 대통령 후보자들의 말이 날개를 달고 국민들의 심장에 큰 울림으로 남는 정치인들, 대통령을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말에는 무게가 없지만 그만큼 잴 수 없는 무게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그래서 우리들의 말을 위하여, 이해인 수녀님의 시 「말을 위한 기도」 한 구절을 읊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중략)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을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 있는 말을 갈고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내뱉지 않게 도와주시어
좀 더 겸허하게 좀 더 인내롭고 좀 더 분별 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 진행자 - 이동순 교수는 조태일의 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저서로는 움직이는 시와 상상력, 광주 전남의 숨은 작가들이 있으며 우리 지역의 문학의 원형을 발굴 복원해 문학적 위상을 널리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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