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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담은 건물 _한신애 광주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_라디오칼럼_20170301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3월 1일 수요일
■ 한신애 광주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역사를 담은 건물
◆ 한신애 광주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아직도 5.18 민중항쟁의 상처와 미해결 과제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도 2017년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어김없이 출범하였습니다.
2017년 새로 나온 국정 역사교과서는 5․18광주 민주화운동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2016년11월28일에 나온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 검토본에는 게재했던 전일빌딩 헬기 사진을 최종본에서는 삭제해버렸다고 합니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6년 9월부터 12월까지 총 5일간에 걸쳐 전일빌딩 외벽과 내부를 대상으로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의 총탄 흔적을 조사하고 그 결과 탄흔으로 판단되는 다수의 흔적을 정밀 감정했습니다.
국과수가 작성한 감정서에는 전일빌딩 외벽에서 35개의 탄흔과 내부 옛 전일방송실에서 헬기사격으로 추정한 150개의 탄흔 등에 관해 상세한 내용이 보고됐습니다. 그 후 광주광역시 시장께서도 전일빌딩 헬기사격과 관련한 국과수의 보고서 등은 5·18 진실규명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강조하고 관련 일을 추진시키고 있습니다.
전일빌딩은 제 개인적으로 젊은 날의 제 발자취가 담긴 곳입니다. 대학 2학년 때 실습을 갔던 곳이고 학교를 졸업하고 일하게 된 첫 직장입니다.
그 때는 근처에 높은 건물이 없어 10층 옥상에 올라가면 광주시가지가 한 눈에 다 들어왔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전일빌딩과 관련한 기억들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그와 함께 지금도 생각하면 아쉬운 건물이 있습니다. 현재 전일빌딩 뒤편에 있던 대의동 YWCA 회관입니다. 1959년 신축한 이래 여성활동뿐 아니라 광주 정신과 문화의 산실로, 민중논단, 목요기도회, 엠네스티, 가정법률 상담소 등 활동과 5.18 민중항쟁 이후 유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었던 곳입니다. 그곳도 총탄 흔적이 곳곳에 나있었습니다.
1982년 제가 그곳에서 프로그램 간사로 근무하던 시절, 이사회에서 회관을 철거하고 유동, 현재 자리로 회관을 옮기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회관을 철거했던 것이 너무 큰 아쉬움이 되었습니다. 그 때 저는 이사회에 들어갈 자격도 없었지만 역사의식도 참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10년이 지나 제가 광주YWCA 70년사를 집필하게 되었는데 그 때 항쟁 가운데 탄흔으로 곳곳이 상처가 많았지만 아름다웠던 회관이 더 그리웠습니다. 자유, 민주 인권의 광주 정신의 산실이었는데 지금은 볼 수 없을 뿐입니다.
역사의 기록이 담긴 건물을 그 지역이 간직하는 일은 사람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40년 전 자유와 인권이 억압받던 시대에서 90년대 해빙의 시기를 맞이한 이후 다시는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잠시 물질적 발전에 한 눈 팔고 있는 사이 권력과 재벌들은 백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위해 온갖 횡포를 부리는 것을 겪고 있습니다.
약한 백성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스스로 많이 노력해야할 것이 다시 깨닫습니다. 광주 안 곳곳에 남아있는 민중항쟁의 자취를 더 소중하게 간직하며 광주 정신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 진행자 - 광주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신애 센터장이였습니다. 한신애 센터장은 오랫동안 사회복지사로 활동했고 현재는 광주 북구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 광주 북구 건강 가정 지원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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