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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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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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20190423_농촌의 문제가 광주의 문제입니다_김정희 변호사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농촌의 문제가 광주의 문제입니다

■ 김정희 변호사

봄이 완연한 날입니다. 논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는 농사일로 농부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할 때입니다. 바야흐로 농사의 계절이 시작된 것이죠.

우리 광주는 전라도 각지의 농부의 딸과 아들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민주화 운동과 문화 활동들이 활발했던 시기, 그 시절도 전라도 각지의 청년들이 활발하게 광주로 모여들던 시대입니다. 대인동 터미널에서 미어질 것 같은 완행버스를 타고 시골 고향을 다녀오신 분들은 그 시절 광주의 역동성을 기억하실 겁니다. 광주의 문화적 다원성과 진보적 기풍들은 전라도 농촌 출신들과 농촌 문화에 기대고 있던 것입니다.

광주가 정체돼있고, 새로운 문화의 원형을 만들지 못하고, 그저 그런 지방도시 중의 하나로 되어 간다고 보면, 그 원인은 단연코 광주의 젖줄인 전라도의 농촌의 몰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순망치한, 광주가 이라면 전라도는 잇몸인 것이지요. 전라도의 농업과 농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지 않고서는 광주의 미래는 없습니다.

그러나 광주시의 정책방향은 다른 것 같습니다. 화순, 담양, 장성, 나주 바로 코앞까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지어서 덩치를 키우는 것을 광주시의 발전 전망으로 삼고 있지 않는지 의문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인근 시군까지 이어지는 광주의 아파트 대열들은 인근 시군 지역의 인구를 빨아들여 주변 시군의 인구를 공동화 시킬 수 있습니다. 광주의 토대를 스스로 불사르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농업과 농촌의 문제는 광주시, 광주시민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연간 1,600만 톤의 곡물을 수입하는 세계 5위의 곡물수입국가입니다. 쌀이 남아돌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곡물자급률은 2017년 기준 23%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이북의 식량부족 문제까지 고려하면 한반도의 식량문제는 심각한 상황이죠. 미국, 중국, EU, 일본 등 경제 강국들은 농산물 자급률을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당장 경제적 손익타산이 맞지 않더라도 농업을 부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공동체에 이롭다고 판단하고,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시민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다양한 농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자급률을 높이면 자연히 농업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농업이 살아나면 다양한 농촌문화가 다시 살아날 것이고요. 자연스럽게 농촌으로 사람들이 되돌아가고, 과밀화된 도시집중화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될 것입니다. 전라도 농촌이 살아난다면 광주는 다시 다원적이고 풍요로운 문화적 배경을 갖게 될 것입니다.

농촌을 살리는 일, 식량자급률을 높이도록 정책방향을 수정하도록 하는 일, 광주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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