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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5.18 36주년 기획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
연출 : 김철원 기자
내레이션 : 박철민 영화배우
흔히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라 합니다
한국민주주의 역사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가지는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상징적인 말이겠지요. 이 말은 1차적으로 5.18 때 돌아가신 광주시민들에게 돌아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만든 이들은 광주시민들 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로 광주와 5.18의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던지거나 수사기관의 고문 끝에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분들, 아직도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그들입니다.
이들 시민들이 있었기에 5.18은 6월항쟁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5.18 특별법을 만들 수 있었으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1980년대 광주를 위해 희생된 이들은 5월 광주항쟁과 6월 항쟁의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한 희생된 사망자들은 적게는 30명에서 60명에 이릅니다.
살아 있지만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은 훨씬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어느 한 도시를 위해, 특정 지역 시민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던 시절이 이때 말고 또 있었을까요? 도시 이름에 '정신'이라는 말이 붙는 곳이 광주가 유일하듯 광주를 위해 자신을 목숨을 바치는 희생 또한 유일무이한 현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희생은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되기는 한 이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5.18 유공자는 아닌 그들입니다. 또한 그들의 행적은 5.18의 공식 역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돼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잊혀져 가는 그들의 삶과 죽음을 불러내는 일은 5.18을 평가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은 오늘날 위협받고 있는 민주주의를 조금이나마 지키기 위함입니다. 5.18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이들에게 5.18의 역사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쟁취돼 온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희생을 다시금 기억하고, 방치돼 있는 그들의 흔적을 다시금 새기고,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유족들의 삶을 위로하는 일은, 그래서 필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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