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아이디어로 최우수상'..피해자는 휴직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9-14 07:50:51 수정 2023-09-14 07:50:51 조회수 4

(앵커)

청주공항 직원이 다른 직원과 짜고

후배 아이디어를 가로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내부 제보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는데

공모한 두 직원은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고,

오히려 피해자인 후배가 휴직을 했습니다.

정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한 건 2021년 11월입니다.



항공 보안 의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스마트워치와 가습기, 무선 이어폰 등을

상품으로 내걸었습니다.



21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는데

한 직원이 공모전 담당인 상사에게

황당한 부탁을 했습니다.



자기 후배가 낸 아이디어 2개 중 하나를

자기 이름으로 바꿔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담당자는 몰래 이 부탁을 들어줬고,

이름표가 바뀐 아이디어는

최우수상에 선정됐습니다.



수상자들의 이름만 공개돼

아이디어를 뺏긴 후배는 까맣게 몰랐고

가로챈 선배는 최우수상과 상품을 챙겼습니다.



사건은 1년 4개월 뒤

내부 제보로 특정 감사가 진행되면서

드러났는데 황당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디어를 가로챈 직원과

도와준 담당자 모두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당초 가로챈 직원에겐

'감봉 1개월'이 결정됐지만

과거 포상을 이유로 낮춰준 겁니다.



감사를 벌인 공항공사 본사가

피해자 전보나 부서 이동 등의 '보호 조치'도

결정했지만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가해자와 같은 부서인 피해 직원은

타 공항 전보를 희망했지만

보호 조치 이후 두 달이 넘도록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이후 아이디어를 빼앗긴 직원은 휴직했습니다.



청주공항은 피해자에 대한

별도 보호조치가 필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 청주공항 관계자
"'보호조치'가 원래대로라면 인사 발령이라든가
그런 보호조치가 있어야 되지만 가해자하고 피해자하고 근무지가 다릅니다.
한 분은 사무실에 계시고 한 분은 현장에 계시기 때문에 분리가 돼 있어서."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정기 인사가 있는 내년 초

피해 직원에 대한 전보를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청주공항은 자격 없는 직원에게
3년간 사택을 무상 제공한 사실도 적발됐는데,
담당자가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징계하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청주공항 #공모전 #아이디어 #피해자 #휴직 #솜방망이 #징계 #처벌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