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방치 빈집 급증..“그래도 안 판다”

이종승 기자 입력 2024-03-04 09:35:19 수정 2024-03-04 09:35:19 조회수 35

(앵커)
농어촌 인구 소멸로 흉물로 방치하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거나 
집주인이 매매 자체를 꺼려 
재활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귀농*귀촌인들은 속을 태우고 있고, 
지자체도 뚜렷한 해법이 없어 답답합니다.

MBC경남 이종승 기잡니다.

(기자)
2년 전 철거한 집터입니다.

뜯어낸 기둥들이 썩은 채 쌓여있고, 
마당엔 잡초가 어지럽게 자랐습니다.

대형 플라스틱통과 건축 자재들도 
나뒹굴고 있습니다.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범죄나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영표 남해군 이동면 초양마을 주민 
“(방치된 빈집은)보기도 안좋고 화재발생 이럴때는
아예 사람이 없으니까 불이 나도 할수없이 다 타는 수밖에 없습니다."

남해군의 빈집은 1천여 채로,  
고성군에 이어 경남에선 두 번째로 많습니다.

빈집을 수리해 
귀농인에게 빌려주는 귀농인의 집에서 
1년 4개월을 지낸 김누리 씨 부부.

마늘과 시금치 밭을 공짜로 빌려준 
넉넉한 마을 인심에 반해, 
정착하기로 마음먹고 
빈집 구매에 나섰다가 포기했습니다.

매매 가격이 예상보다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 김누리 남해군 이동면 초양마을(귀농인)
”(집주인이) 도시에 계시다보니까 생각하는 지가라든지
건물에 대한 비용 자체를 조금 높게 책정하시다보니까
일반 현지에서 생각하는 금액하고 편차가 많이 납니다."

빈집을 재활용해 인구 유입에 활용하려던 
남해군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빈집을 팔 의사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부모님 집터라는 이유 등으로 
5백 가구 중 170가구만 의향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매매에 소극적입니다. 

* 김윤심 남해군 경제와 청년지원팀장 
“빈집이 늘어나고 있어서 고민이 큽니다.
그런데 집주인분들이 매매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 인구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농어촌 빈집은 해마다 8천채씩 발생해, 
전국적으로 역대 최대인 
6만 6천채까지 급증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빈집 정보를 제공하는 ‘빈집 은행’ 도입과 
빈집을 ‘워케이션’ 용도로 바꾸는 등 
재활용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인구 감소와 
빈집 재활용에 소극적인 문화 때문에 
빛을 잃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종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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