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 청정계곡 '제설제 범벅', 급하게 치웠지만...

김형호 기자 입력 2023-12-29 09:59:58 수정 2023-12-29 09:59:58 조회수 5

(앵커)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농촌마을 주민들의 상수원이 
제설제로 뒤덮인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벌목업체가 목재를 나르려고 
눈이 얼어붙은 임도에
염화칼슘을 뿌린 
겁니다.

MBC강원영동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선군 가리왕산 휴양림 인근의 계곡.

얼마 전 내린 눈에 임도 곳곳이 얼었는데, 

출입이 통제된 산 중턱에
눈이나 얼음을 볼 수 없는 임도가 나타납니다.

자세히 보니, 제설제인 염화칼슘을 뿌렸습니다.  

계곡을 따라 있는 임도에는
제설제가 이렇게 
뿌려져 있는데,
경사로에는 소금으로 보이는 게
덩어리째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첩첩산중에 제설제를 뿌린 건, 
빙판길이 된 임도를 차량으로 이동한 
벌목업체였습니다. 

* 휴양림 관계자
"(나무는 언제 최근에 날랐는지요?) 
요즘에 끝난 거 같은데, 3~4일 전인 거 같은데요."

그런데 이곳은 산림 정화구역이면서 
마을 상수도 취수구역이라, 
오염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제설제 염화칼슘은 계곡물로 유입될 수 있고,
생태계에게도 악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제설제가 뿌려진 곳에서 
1km 아래 취수장은 이 마을 300여 가구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지만,
문제는 임도에 관한 제설제 사용에 
특별한 규정이 없다는 겁니다.

국유림관리소는 
벌목업체에서 제설제를 제거해 
원상복구를 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정선국유림 관리소 관계자
"안전사고가 이슈화되다 보니까
그렇게 뿌린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주의하겠습니다. "      

한편, 정선군은 해당구역이 
마을의 취수원이긴 해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직접적인 오염원 유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취수장 수질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임도의 제설제 사용 규정과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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