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청도군에 특정 종교 작가의
작품 수십 점이 한꺼번에 들어섰습니다.
어떻게 특정 작가의 작품 수십 점이
한꺼번에 들어온 것인지, 특혜는 아닌지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청도군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입장인데
농촌 지역에 세계적인 작품이 들어왔다면
외부에 알리고 소개하고자 할텐데,
언론에 그 흔한 보도 자료 하나 배포하지 않았습니다.
대구문화방송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청도군 레일바이크 테마파크입니다.
입구에서 1킬로미터쯤 들어가자
하얀 조각 작품 8점이 나타납니다.
'승리의 나팔'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예술박물관을 운영하는
한 종교 작가로부터 기증받은 겁니다.
청도군 여성회관 앞입니다.
이 건물 앞에는 '비전21'이라는 조형물이 있는데요.
이 조형물 역시 강원도의 한 작가로부터 기증받았습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은
청도 운문면 신화랑풍류마을에도 설치돼 있습니다.
화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어진 테마파크에
하얀 조각 작품 19점이 전시돼 있습니다.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공원 테마파크
주차장 인근에도 같은 작가의
금속 조각 작품 1점이 세워져 있습니다.
설치한 지 7개월가량 지났는데,
작품에는 녹이 슨 부분도 보입니다.
신화랑풍류마을,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운동 테마파크
2곳에 설치한 작품 20점은 청도군에서
작가에게 2억 9천7백만 원을 주고 샀습니다.
청도군은 "'세계적인 조각 작가가 자신의 작품들을
기증하겠다'라고 해, 9점을 받아 관내 유명 관광지
곳곳에 설치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작품을 사달라는 작가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로 작품 20점을 구매해 설치했다며,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습니다.
공개 입찰 대신, 수의 계약으로 예산을 집행했는데,
"생산자나 소지자가 1인뿐이어서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을 이용했습니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석 달 남짓한 기간에
무더기로 사들이자,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청도군의회 이승민 의원은
지난해 5월 10일 청도군에서 열린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 회의에서
"특정 작가하고 이미 다 계약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어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또, 다른 심의위원 역시
"특정인의 작품 29점이라는 상당한 수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도 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조각가협회의 한 회원은
"조형물 작가가 자치단체에 작품을 기증한 뒤
자신의 작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편법이
작용됐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사실 기증이라는 것들을 이제 앞세워서
이후에 일어나는 어떤 작품이 사실은 이렇게 구매 형태로
이뤄지는 부분에 있어서 참 문제가 많은 거죠.
이건 사실 기증이라기보다는 저는 구매라고
이렇게 봐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작가라고 소개한
이 작가의 작품 어디에도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작품인지를 알려주는
안내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농촌지역에 거액을 들여
예술 작품을 설치한 지 반년이 더 지났지만
보도자료 하나 배포하지 않은 채 '쉬쉬' 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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