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시정지 안 해서' 뒤바뀐 가해자...현장 가보니

입력 2024-02-20 10:09:40 수정 2024-02-20 10:09:40 조회수 17

(앵커)
철길 건널목 인근에서 난 교통사고로  
피해자 조사를 받던 운전자가 철길 건널목 앞에서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해자로 전환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과실 비율이 뒤바뀔 정도로 큰 잘못으로 본 건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MBC경남  
이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창원시 진해구의 한 왕복 4차로.

초록불이 켜지자 경차 뒤에 있던 차량이
철길 건널목을 
멈추지 않고 지나 직진합니다. 

곧이어 교차로 왼쪽에 보이던 택시가  
이 스포티지 차량 뒤쪽과 부딪힙니다. 

* 한문철/변호사(한문철TV, 2020년 7월 29일)
"휠이 거의 멈추는 듯이 하다가 다시 꽝! 
억지로, 억지로 '그래도 한 번 섰다 가지 그랬어?'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러나 과실 비율은 저는 100(택시) 대 0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반대로 
스포티지 차주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12대 중과실에 포함되는 
철길건널목 통과 방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섭니다.

* 한문철/변호사(한문철TV, 2020년 7월 29일)
"철길건널목 통과 방법 위반, 이건 사문화돼 있어요. 실질적으로"

당초 경찰은 현장을 신호기가 있는 도로라고 표시하고
택시 운전자의 주의 분산이 사고 원인이라고 봤지만,  

재조사를 거치면서 단서 조항의 '신호기 등'에
현장 상황이 해당하지 않는다며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 사고 당시 블랙박스 차주(음성변조)
"제가 5개월 가까이 피해자로 알고 있었는데,
출석 당일날 제가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환이 된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던 도롭니다. 

실제 지나가는 차들이 
일시정지를 지키고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5분간 이 곳을 지난 차량은 모두 28대.

이 중 좌회전을 하기 위해 멈춰 선 1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시정지를 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 최병광/창원시 진해구
"기차가 다닌 지가 오래됐거든요. 그러니까 안 다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통과를 많이 해요. "

사고 당시 도로에 표시돼 있던 
'정지신호 시 진입금지' 글자도
이 사건이 검찰에 넘겨진 다음날, 
경찰이 지워 현재는 없는 상탭니다. 

법제처가 해당 법의 단서가 
사실상 무의미한 조항이 된다며
법령을 정비하라고 권고 의견도 냈지만 
경찰청은 3년 가까이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 

* 경찰청 관계자 
"'통행 가능' 이런 식으로 표출을 해줄 수 있는 시설물들이
지금 심의를 통해서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 시점에서 저희가 이 지금 '신호기 등'이라고
되어 있는 이 부분을 신호기에 한정을 짓기가 좀
(어려운 부분이라 검토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현장에서의 일시정지 위반 관련 계도나 
단속 계획은 없는 실정입니다.

MBC뉴스 이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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