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응급실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과 불안,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는
입원 거부, 수술 지연 등
환자와 가족들의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남대병원 응급실 보호자 대기실에서
한 남성이 초조한 마음으로 앉아있습니다.
1시간 전 어머니가 심장 판막 질환으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CT와 MRI 등 기본적인 검사만 받을 수 있을 뿐
입원은 불가능하다는 의료진의 답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같은 증상으로
전남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는데,
전원이 가능한 2차 병원을 급하게 알아보려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 김준영 / 응급실 환자 보호자 (광주 광산구)
"갑자기 또 안좋아졌는데 또 파업이라 겹쳐서
안그래도 호송 중에 구급대원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전대병원 입원 안될거라고. 입원안된다 해버리니까..
답답하죠 이럴때는."
3주 전, 심근 경색으로 쓰러져
구급차를 타고 이곳 응급실로 옮겨졌던
한 남성도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다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전공의가 떠난 응급실에서
골든 타임 안에 처치를 받을 수 있냐는 겁니다.
* 김영식 / 67살, 심근경색 환자 (광주 광산구)
"(전공의 사직 사태 전에는) 전혀 무리 없이 일사천리 처리가 됐었죠.
그분들은 (심근경색, 뇌경색 환자들은) 이리저리 가라고 하면
가다가 차에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죠."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 26일, 광주 북구에서는
뇌출혈로 쓰러진 63살 최 모 씨가
응급실 병상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돌았는데
다른 곳을 알아보라는
조선대병원측 말에 응급실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35분 만에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오게 됐지만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은 의료 공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최00 / 뇌사 판정 환자 보호자
"그저께 실려 왔는데. 병원이 파업(전공의 사직) 때문에
(응급실 병상이) 안 잡히니까.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정부가 정한 복귀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복귀할 움직임이 없어 보입니다.
정부와 의사들의 강대강 대치 속에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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