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울산의 관광 명소에
누군가 낙서를 하고 달아나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범행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없어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이었지만,
범인이 현장에 남긴 물건들이 단서가 됐습니다.
울산문화방송 이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 울산 대왕암공원.
신라시대 삼국통일을 이룩했던 문무대왕의 왕비가 호국룡이 되어
대왕암 밑으로 잠겼다는 구전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곳입니다.
이달 초, 기암괴석 중 비석처럼 생긴 바위에 푸른색 페인트로
'바다남'이라고 쓰인 낙서가 발견됐습니다.
* 김정석/충북 음성군
"여행 중에 그냥 집사람하고 같이 갔거든요.
파란 게 보이길래‥페인트 낙서 아니냐 해서‥"
근처 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경찰은 낙서가 된 바위 4-5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발견한
스티로폼 박스에서 단서를 찾습니다.
박스 안에서 여성 속옷과 남성 속옷, 손거울이 나왔습니다.
경찰은 범인이 근처 상점에서
이 물건들을 구입했을 것으로 보고, 상점들을 뒤졌습니다.
결국 하루하고 반나절이나 걸려
이 물건들을 모두 취급하는 대형 생활용품 판매점을 찾았습니다.
경찰은 이 물건들을 사간 신용카드 기록 조회를 통해 60대 여성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 여성으로부터 범행을 자백 받았습니다.
이 여성은 새해를 맞아 액운을 막고 집안의 남자들이 바다의
좋은 기운을 받게 하려고 낙서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울산동부경찰서는 문화재 훼손과는 중대성 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경범죄 처벌법상 자연훼손 혐의로 60대 여성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이다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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