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국내 쌀 농가의 손실이 2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농업과 농촌이 결국 붕괴할 거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양현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한 태풍이라도 와서 아예 농사를 망쳤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농업계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른 봄부터 시작한 벼농사를 포기하고,
다 자란 벼를 갈아엎는 실정입니다.
기름값, 인건비, 대출이자 등 치솟는 생산비에
정부가 쌀값을 지탱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 박웅 영암군 농민회장
"수확을 앞두고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나락을
가라엎는다는 것은 그만큼 생존에 대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쌀생산자협회가 따져본 올해 쌀농사
손익 계산서입니다.
쌀값추이를 감안해 200평 농사를
지어서 벌어들일 돈은 49만 5천원입니다.
모판 값 올랐고,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임대료도 올랐고,
제초제, 병충해 방제, 제초 비용 다 올랐습니다.
기름값 올랐고, 운반비, 인건비도 올라
전체 생산비는 65만9천 원입니다.
모내기 이후 6달동안 논을 돌보는
농민 스스로의 인건비는 계산에서 빼더라도
16만 4천원이 마이너스입니다.
쌀생산자협회의 계산은 정부와도 큰 차이가 없어,
마냥 농민들의 엄살이 아니란 사실을 증명합니다.
이같은 손실을 올해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전체 벼 재배면적 72만7158헥타르로
환산하면 쌀 농가에서 입을 손실은
1조 8120억 원에 이릅니다.
* 서삼석 국회의원
"생명산업과 안보 차원에서 식량주권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인식의 변화가 없다면
농업붕괴와 농촌소멸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농협은 햅쌀 35만 톤 과잉 생산,
구곡 15만 톤의 재고 과잉을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는 올해 쌀 생산량 예측치 조차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쌀가격 폭락은 농가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돈이 나오지 않는 곳은 결국 사람이 떠나게 되고,
생산량이 부족하면 수입하면 그만이고,
생산량이 초과되면 시장에 맡기면 그만인
'간편한' 농정 기조 속에 농업과 농촌은
소멸 위기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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