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름 줄줄 새는 휴폐업 주유소..'방치' 이유는

안준호 기자 입력 2024-06-28 09:53:57 수정 2024-06-28 09:53:57 조회수 111

(앵커)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휴폐업 주유소, 
우리 주변에서 더는 낯설지 않은 익숙한 풍경이 되고 있죠.

환경 오염과 화재 등 사고 위험이 높지만
철거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요. 

무슨 이유인지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여 년 동안 이어온 영업을 정리하고 
지난해부터 휴업에 들어간 
전남 영암의 한 주유소입니다.

한 켠에는 소주병과 먹다 버린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들이 널려있고

녹이 슨 자동주유기 아래는 기름이
새어나와 까맣게 변해버렸습니다.

주유소 건물 옆 세워진 기름통 역시
오래된 폐기름들이 새어나오는 상황.

폐기름을 채취해 물 위에 섞어보니
기름 때가 둥둥 떠다닙니다.

휴업한 채 방치된 주유소 곳곳에는
이처럼 폐기름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 영암군청 관계자
"휴업 사유는 손님이 점점 줄다보니까..
2년 간 연장 신고해놨습니다.."

30여년 간 운영을 이어온 
목포의 한 주유소도 올해 초부터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 목포시청 관계자
"운영 자금 부족이 (휴업)사유고요..
영업이 잘 안돼서 운영자금이 부족하다.."

현재 전남에 있는 주유소 1천여 곳 가운데 
휴폐업에 들어간 주유소는 170여 곳으로  
전체의 15%를 넘겼습니다.

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로 인한 가격 경쟁과 
고속도로 신설로 인한 국도 이용 감소가
휴폐업의 주된 이유라고 말합니다.

* 이상환/한국석유유통협회 실장 
"(신설)도로가 직선화 될 경우가 있잖아요,
일반 국도가 사도가 되잖아요, 그 다음에 
알뜰주유소 경쟁에서 밀려가지고 운영이 어려워져서.."

문제는 이처럼 방치된 
휴폐업 주유소들이 화재 등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해남의 한 폐주유소에서는
공터에 폐목재를 대신 쌓아놨다
인근 주민이 쓰레기를 소각하던 불이 
크게 번지기도 했습니다.

* 나광국/전라남도의원
"(휴폐업주유소는) 폭발이나 화재,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산재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휴폐업 주유소를 철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철거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주유소 철거 과정에서 필요한 
석유 저장탱크 및 토양 정화 등 작업에는
억 대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한 상황.

경영 악화와 재정난을 호소하며
폐업한 주유소들이 철거를 엄두내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오염과 범죄,화재 위험 등
각종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폐업 주유소 문제를
단순히 
업체에만 맡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노귀석/전라남도 자원개발팀장
"대부분이 재정난으로 휴폐업으로 이어지는 것임을 감안해
전기차 충전시설 혹은 
물류시설을 갖춘 복합주유소 등
활용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3천 4백 곳 이상의 
주유소가 휴폐업에 들어간 가운데

경제에너지연구원은 2040년까지
전국 만 1천여 곳의 주유소 가운데 
약 70% 가량인 8천여 곳의 주유소가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MBC 뉴스 안준호입니다.



#폐기름 #휴폐업 #주유소 #방치 #철거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