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요즘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광주에, 진주 의료원 같은 대형 공공병원이 생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건데요,
그 타당성을 김철원 앵커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는 의료 인프라가 풍부한 편입니다.
두개의 대학병원에다 180개에 이르는 민간 병원까지... 병상 수만 2만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비싼 진료비는 늘 부담입니다.
(인터뷰)최귀철/광주시 운남동(대학병원 입원환자)
"가까운 집 앞 개인병원에 가서는 진료비가 1/3 수준인데 여기서는(대학병원에서는) 부담이 많이 되죠. 어쩔 수 없으니까 (대학병원에) 오는 거죠."
병원은 많지만 환자들의 선택은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공병원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자치단체가 운영을 책임지는 병원이 생기면 우선 진료비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민간병원들이 돈을 벌 목적으로 하는 과잉진료가 없고, 공공병원의 낮은 진료비가 다른 민간 병원들의 진료비 인상 경쟁을 억제하는 효과도 냅니다.
(인터뷰)김미화/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 지부장
"(시민들이 생각하기에) '역시 시립병원 갔는데 과잉진료도 안 하고 정말 충분하게 해준다고 한다면 민간병원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어서 진료의 수준이라든가 진료비 문제도 모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 일반 병원들이 개설을 꺼리는 진료과를 공익적 차원에서 열 수 있고...
보험 비급여를 이유로 민간병원들이 꺼리는 중증환자들도 병원 눈치 보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노모를 간병중인 강순초씨는 광주와 서울의 큰 병원에서 모두 쫓겨났었는데 도립 강진의료원에 와서야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강순초/뇌출혈 환자 보호자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차이가)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민간 병원에서는 필요한 것을 사오라고 하더라고요. 개인이. 주사바늘까지 서울에서는 사오라고 하더라고요."
(스탠드업) 이 곳 강진의료원이나 폐업 논란에 휩싸인 진주의료원 같은 지방의료원이 전국에 모두 34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에는 없습니다. 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광주를 비롯해 대전과 울산 등 지방의료원이 없는 곳은 세 곳 뿐입니다.
대전은 시장 공약사업으로 현재 타당성 용역작업에 들어갔고 울산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립병원 건립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나백주 (건양대 의대 교수)/
대전시립병원 설립추진 시민위원회 집행위원장
"올해 10월 경에 연구용역이 나오면 어느 정도 규모로 어느 지역에 지을 수 있을 것인가가 나올 건데요. 자기 지역으로 지방의료원이 와야 한다 이런 유치운동이 상당히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공공병원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노인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장애인 재활병원 등 4개의 특수목적 공공병원이 이미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다 현재 있는 병원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겁니다.
(인터뷰)정순복/광주시 건강정책과 보건기획담당사무관
"의료공급이 충분이 있기 때문에 굳이 더이상 공공부문에서 더이상 보급할 필요성이 없다고 봐야 되겠죠."
시민들 중에서도 부정적 의견은 있습니다.
진주의료원처럼 적자가 나면 거액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고 시립병원이나 의료원은 어쩐지 민간병원보다 의료수준이 낮을 것 같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이형일/췌장환자(대학병원 입원환자)
"시에서 운영하는 부분은 서비스 질이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안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의료기관 평가에서 지방의료원들은 대부분 항목에서 민간병원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공공병원은 지금보다 더 확대돼야 한다는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서정성 광주시의원/
"지금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수준이 OECD 중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OECD에서 공공의료가 담당하는 부분이 70%를 넘어가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10%도 못 미치고 있거든요."
(스탠드업)
대전과 울산이 시립병원을 짓는다면 광주는 공공병원이 없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공공병원이 필요가 없는 건지 아니면 필요한 건 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강성우, 박재욱
C.G. 노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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