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화를 위해 목숨까지 던진
광주시민들의 희생은
살아남은 많은 이들에게
부채 의식을 안겨줬습니다.

이게 결국 6.10 항쟁으로,
그리고 한국의 민주화로 이어졌습니다.

5.18 36주년 기획보도,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80년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를 생각해봅니다.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열흘동안 진행된 5.18 광주 항쟁의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 27일 새벽.

백배나 많은 2만명의 정규군에 맞서 전남도청에 남아 마지막 항전에 나섰던 시민군들의 죽음은
수많은 '광주의 자식들'을 낳았습니다.

(인터뷰)하종강 성공회대 교수/
"도청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사람들 중에 거기
서 자신이 공수부대와 싸워서 이겨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 한 명도 없었을 겁니다. 질 줄 아는 싸움이지만 정말 그렇게 역사에 남을 만큼 정당한 죽음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우리가 민주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하거든요."

예고된 패배였지만 "역사가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윤상원 열사의 예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학생과 노동자들이
'광주의 자식'임을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전두환 집권부터 시작한 광주학살 진상규명 운동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성격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인터뷰)신형식/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광주시민들이) 공수부대 군인들에게 살육당하고 난 이후에는 민주화운동의 수준이 낭만적인 운동에서 과학적인 운동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가지고 87년 6월의 전국적인 대중 100만명 이상이 참여한 운동의 씨앗을 광주항쟁이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전두환 정권 때 일어난 민주화운동은 박정희 정권과 비교하면 7배 가량 급격히 늘어납니다.

같은 군사독재정권임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에 이렇게 폭증한 이유는 5.18 광주 때문이었습니다.

노동, 학원, 언론 분야의 민주화운동에서도 광주학살 진상규명 요구는 기본으로 등장한 구호였습니다.

그리고 80년 5월항쟁은 마침내 87년 6월항쟁을 이끌어냅니다.

(인터뷰)정호기/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교수
"광주가 5월운동에 관련된 분들에 대한 빚진 마음이나 또는 그분들에 대한 계승을 광주가 하겠다라고 생각을 하면 5.18을 확장적 개념으로 넓혀가는 것이 한국의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광주가 고립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탠드업)
80년 5월항쟁과 87년 6월항쟁을 이어준 시민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오늘날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습니다.

흩어져있고 방치돼 있는 '그들의 광주'에 대한 기억을 모아서 '우리의 광주'로 만드는 일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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