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도 인재였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아파트 최상층에서는
사고 가능성이 높은 콘크리트가 타설되고 있었지만,
현장에는 감리자가 없었던 걸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심을 집어 삼킬듯 희뿌연 먼지를 내며
'와르르' 무너진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건물 38층부터 23층까지 붕괴된 외벽과 바닥에
철근만 앙상한 가지처럼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와 철근에 제대로 된 굳힘 작업이 이뤄졌거나
적정 길이의 철근을 사용했다면,
붕괴 지점의 바닥이 낭떠러지처럼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라 말합니다.
* 송창영 /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
"건축 구조한 사람들로서 상당히 아이러니 한 상황이에요.
철근의 길이가 부족했거나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했을 때 그런 상태가 나오거든요."
건물에 연결해 크레인을 지지하는 '브레싱'이 떨어져 기울어진
타워크레인에 대해서는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이준상 / 광주전남건설지부 안전위원장
"건축 구조물과 연결, 지탱하는 공법인데, 건물이 많은 무리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고 발생 열흘 전까지도
시공과 자재 품질이 모두 양호하다던 감리자는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진 최상층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리는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입회한다'는
광주 서구와 맺은 업무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겁니다.
결국 사고 직전까지도 감리 없이
중국인 노동자 3명만 남아 콘크리트 타설을 마무리 하고 있던 건데,
전문가는 콘크리트 하중이 가장 높은 보양 작업,
즉 굳히기를 할 때 주로 사고가 난다며
감리가 반드시 입회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콘크리트는 물하고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물이 가장 많이 찼을 때가 가장 힘이 많이 작용되는 것이거든요.
이때가 가장 붕괴사고가 많이 납니다."
경찰 조사에서 감리자는
'콘크리트 타설 초기와 중간에 입회했고 사고 당시에는
타설 현장이 아난 1층 사무실에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시공과 품질, 관리*감독까지 부실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인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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