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이 부실 시공에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아파트를 짓는 동안
안전하게 잘 지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업체가
현대산업개발의 협력업체였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사고 후속조치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직후 책임론이 불거지자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쳤고
강도 측정에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한 전문업체가
현대산업개발의 협력 업체였던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19년 착공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안전점검 업체를 선정했는데,
현대산업개발에 등록된 협력업체 10여 곳만
입찰에 참여해 최저가를 낸 업체가 선정된 겁니다.
* 광주 화정아이파크 안전점검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현대산업개발에 각 회사마다 협력업체가 다 있거든요.
우수 업체들을 협력회사로 등록시켜서 그 회사에 한해서 입찰을 시켜서 (선정합니다.)”
협력업체 지정도 현대산업개발이 하는 만큼,
시공사와 하청업체 간의 '짬짜미'도 가능했던 상황.
실제 이 업체는 착공 직후와
건물이 15층까지 올라갔던 6개월 전,
콘크리트 타설과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점검을 벌여 모두 양호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허가 관청인 광주 서구의 관리감독 역시 허술했습니다.
안전점검 후 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를
시공사와 관청이 한 부씩 보관해야하지만,
광주 서구는 이를 제출받아야 하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 광주 화정아이파크 안전점검 업체 관계자
“현장이 한 두 개면 서구청도 그것(안전점검 보고서)을 보관할 수 있는데
한 현장에서만 해도 보고서가 20건, 30건 나오다 보니 보통 현장에서 관리를 합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이후
전체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벌여 문제가 있으면,
재시공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지난 17일)
"수분양제에 대한 계약 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까지도 고려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안전진단 역시 현대산업개발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외벽 붕괴 가능성에 대한 계측까지
현대산업개발이 맡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를 비판했습니다.
* 안 모 씨/ 실종자 가족 대표
“서구청과 시청과 현대산업개발은 저 안에서 한 통속이 돼가지고
저희는 강력히 요구하는 게 정부에서 특별팀을 구성해서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해야 합니다.”
이런데도 광주 서구는
"시공중인 건물이 무너진 이례적 사안이어서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은 현대산업개발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MBC 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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