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시민들이 하수도 요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아파트에서 매일 쏟아지고 있는
수백 톤의 지하수 때문인데요.
뾰족한 해법이 없어
당분간 요금 폭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한걸음 더 집중 취재]
천홍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광주의 한 아파트입니다.
새 아파트에 이사했다는 즐거움도 잠시,
주민들은 관리비에 청구된
하수도 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990여 세대 규모인 이 아파트의
이번달 하수도 요금이
모두 1700만원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한 가구당 1만 7000원 수준으로,
올해 광주 지역 월평균 가정용 하수도 요금
3000원보다 6배 가까이 많습니다.
과거 미나리밭이었던 이 아파트 부지에서
하루 8백톤이 넘는 지하수가 나오고 있는데,
이 지하수 대부분을
하수처리장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 보니
하수도 요금 폭탄을 맞게된 겁니다.
이곳에는 보시는 것처럼
1분당 800리터의 물을 퍼올릴 수 있는 펌프가
2대 설치돼있습니다.
이 아파트 7개동에는 이런 펌프 36대를 설치해
지하수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하수가 깨끗한 만큼
광주시에 하수도 요금 감면과 함께
지하수 활용계획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황의필 아파트 입주예정자 대표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다 받은 깨끗한 물입니다.
이 물들을 하수로 빼 가지고 종말처리장까지 보내서
이 비용을 부과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 입주민들은 이거를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광주시는 이 아파트에만
하수도 요금 감면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하수가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는 다른 아파트들도
그대로 요금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최원석 광주시 물관리정책과장
"하수 처리를 함에 있어서 모든 비용은 우리 예산으로
다 수반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부과 징수를 해야 된다고.."
이미 지하수 유출을 알고 있던 시공사 측은
"하수도 요금이 부과될 줄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지하수에 대한 하수도 요금 부과는
주민들과 광주시의 문제일 뿐
시공사 책임은 없다"며 외면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내년에 조례를 개정해
지하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하수도 요금 일부를 감면해 준다는
조항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많은 양의 지하수가 나오고 있어
주민들의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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