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한걸음더]농촌 치매노인의 현실 [기획보도]① ‘치매, 그런 거 없어’...인지 늦고 대응 더디고

김초롱 기자 입력 2023-12-06 09:45:16 수정 2023-12-06 09:45:16 조회수 9

(앵커)
최근 한 50대 유명 강사가 
치매 의심 증상이 있다고 알려,
젊은층 치매까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뇌 질환이자, 
완벽한 치료법도 없는 치매.

농촌 지역의 노인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취재해 보니, 상황은 열악했습니다. 

광주MBC 기획보도,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스스로 치매인지 알기 힘든
농촌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한걸음더] 집중취재 김초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화순 능주면에서 홀로 거주하는 
80대 박 모 씨.

지난 10월 1차 치매검사 결과,  
치매 가능성이 있는 ‘인지저하’ 판정이 나왔습니다. 

2차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박 할아버지는 두 달째 검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본인에게 치매가 찾아왔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 박ㅇㅇ/ 인지저하 노인 (음성변조)
(치매 검사는 왜 더 안 받으세요?) "아직까지는 그런 거 없어, 치매."
(치매 아니시라고요?)  "네."

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윤현영 화순군보건소 치매정신팀장
“어르신들은 거의 잊어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나는 치매라고 생각은 거의 안 하십니다. 
(자녀 연락처를)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마을 주민들이 서로 안부를 살피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할수록 
경로당까지 나오기 어렵게 됩니다. 

이럴 경우 지인들이 
노인이 치매에 걸렸는지 알아차리기는 
더 힘든 상황이 발생합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의 치매 검사는 3단계인데,
검사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1차 검사 결과, 
치매 의심자로 판정된 10명 중 7명만 
2차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치매로 판정된
3단계 검사 대상자 약 10명 중 8명만이
최종 검사까지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종 검사는
예약 후 병원을 직접 방문해야 하다 보니, 
병원도 자녀도 멀리 있는 
농촌 노인에겐 문턱이 더 높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초기 대응이 느리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신일선 화순전남대병원 치매퇴행성뇌질환센터장
“(치매 주요 원인) 알츠하이머 같은 경우는 
이제 뇌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뇌가 위축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능이 있을 때 
이제 빨리 치료해야지
지연되는 속도를 
좀 더 줄일 수 있죠.”

65살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로 추정되는 비율은
수도권이나 광역시 같은 대도시보다
농촌 마을이 많은 일선 시도에서 
대체로 더 높게 나타나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전남은 치매환자 추정비율이 12%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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