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걸음 더]

[한걸음더]농촌 치매노인의 현실 [기획보도]③ 몸은 무겁고, 병원은 멀고...알아도 치료 어려워

김초롱 기자 입력 2023-12-07 20:42:04 수정 2023-12-07 20:42:04 조회수 17

(앵커)
스스로 치매인지 알기 어렵고 
제때 검사조차 받기 힘든 농촌 노인의 현실,

그리고 치매노인이 실종될 경우 
얼마나 위험한지 앞서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만큼 적극적인 치료와 대응이 필요한데요.

치매 판정을 받고도 
병원이나 약국 등에 가기 쉽지 않은 상황을 
농촌 치매노인 기획보도 
세번째 순서로 준비했습니다.

[한걸음 더] 집중취재 
김초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70대 노인이 아내의 다리를 
살뜰히 주무릅니다.

이 노인은 2년 전 치매 판정을 받았습니다.

자녀들은 도시로 나가 있고, 
혼자 아픈 아내를 간호하는 겁니다.

치매 치료는커녕, 약도 다 떨어졌습니다.

* 치매노인 배우자 (음성변조)
“나를 병원에만 데리고 다니니까, 시간이 없어.
치매 약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지금 빨리 가야 돼.”

5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80대 노부부도 있습니다.

남편은 뇌병변으로 거동이 힘들어, 
그나마 치매 증상이 경미한 아내가 
손발이 되어줍니다.

낡은 집을 팔고 이사 가기도 힘든데, 
주택 소유주라고 지원에서 제외되기 일쑤. 

한 달 수입은 보조금 80만 원이 전부라, 
택시비도 부담입니다.

* 치매노인 (음성변조)
"아무것도 혜택이 없어. 택시 한 번 부르면 
영산포 갔다가 또 올 때 2만 원 주지, 또 2만 원 주지.
그리 못하겠으니까 
아직은 (약을) 안 받아왔어."

경증 치매 환자를 위한 
시설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치매 검진이나 치료 프로그램을 하는 
치매안심센터가 전국에 256곳 있는데요.

센터당 평균 인력은 18명에 불과합니다. 

전남의 경우 16명으로, 
제주와 강원, 충북 다음으로 낮습니다.

직원 1명당 
치매 환자 약 160명을 돌보는 꼴입니다.

농촌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교통이 열악해 
방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중증 환자를 위한 
치매요양병원 등 의료시설도 적습니다.

전남은 치매전문병동 병상이 
600개도 안 됩니다. 

무엇보다, 식당이나 마트 등의 
기반시설이 부족한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기 힘들어, 
치매 등 노인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김수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 부연구위원 
“농촌 노인들 같은 경우에는 장 보러 가는 것 자체가
이제 굉장히 힘든 일이 될 수 있거든요. 
거기다가 이제 혼자 거주하니까 그냥 대충 
그냥 집에 있는 거 정말 그냥 물 말아서 
먹거나 김치에만 드시거나...”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서,
치매 노인들은 삶의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습니다.

* 치매노인 (음성변조) 
"나도 그렇고 뭐 하러 이 나이 들고 사는가 모르겠다 생각이 들어."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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