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시립 역사민속박물관이
유물 구입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유물을 구입하는 실태를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유물을 구입하는 데는 세금이 들어가니
당연히 심의회를 열어야 했는데 어땠을까요
박물관에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위원회인데 작년에 유물 280여점을
감정하고 심사하는 데 단 두시간이 걸렸습니다.
광주MBC 고발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김영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앵커)
지난 2020년 상반기
역사민속 박물관 유물감정심의회
위원회 3명이 유물을 감정하는 모습입니다.
유물의 진품을 따져 박물관에 전시될
가치가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겁니다.
유물감정심의회가 소장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면 박물관은 세금을 들여
비용을 지급하고 유물을 사들입니다.
10년 동안 소장품 3천 300여점을 사들이는데
광주시민의 혈세 8억 6천 여만원이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대학교수와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유물감정 심의회는 한 해 평균 300여점의
유물을 검증해왔습니다.
문제는 유물 검증 과정이 부실하다는 점 입니다.
최근 10년동안 적게는 1년에 130점
많게는 630점을 사들였는데
이를 결정한 심의회는 1년에 한번 혹은
두 번 연 회의 때마다 초스피드로
소장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수백점을 심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두어시간 남짓이었습니다.
* 조광철 /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학예실장
"그 시간(두 시간)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의견제시하고 합니다."
유물 구입시 주요 증빙자료가 되는
유물감정심의회 회의록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건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처음 회의록을 작성했는데,
당시 회의록을 들여다 보면
4명의 위원들이 281점을 실물로 보고 감정했습니다.
이번에도 단 두시간만에 유물 감정이 끝났습니다.
* 황평우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두 시간만에 유물감정을 4명이서 200점을 했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고 그 다음에 유물감정위원회가
4명밖에 안됐다는 것은(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또한 유물 검증의 투명성을 위해
매번 회의가 열릴때마다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는
타 지역과는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음성변조)
"보통은 평가위원회를 거치고, 여러 회의를 거쳐서
구입을 하기 때문에 회의록은 남겨놓는게 원칙이긴 합니다."
국가권익위원회가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2014년 제도 개선을 권고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 채지연 / 광주시 문화유산기획팀장
"광주시와 사업소(박물관)과 사업을 제대로 했는지 안했는지
이런 점검이라든지 이런 느낌 보다는..."
광주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0년 전 권익위 비판도 듣지 않았던
광주시가 얼마나 달라질 지는 알 수 없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