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시간 정전으로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
상인들은 영업에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죠.
한전 설비가 고장나 정전이 됐는데도
한국전력은 정전 때 알아서 대비하라는 내용이
약관에 있으니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소상공인들은 대형 공기업인 한전을 상대로
법정다툼을 벌일 엄두도 나지 않는데
피해는 피해대로 입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현장에 한걸음더 들어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카페와 음식점 등 46개의 점포가 입주한
무안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단지 내 상가에서 전기공급이 끊겼습니다.
정전에 상가 앞 신호등도 작동하지 않으면서
경찰이 직접 교통통제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한국전력이 정전의 원인으로
밝힌 것은 상가 내 변압기 고장.
변압기 교체 등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전력이 돌아온 건 오후 3시가 넘어서였습니다.
4시간 넘게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상인들은 식재료가 상하거나
매출이 반토막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 오정미/ 빵집 운영
"반죽 쳐놓은 것도 다 버려야했고..
저희뿐만 아니라 이 상가 전체가 손해가 많이 있었어요.
이쪽은 거의 다 배달이고 하니까요.."
* 정전 피해 상인
"배달도 안되고 포스 자체도 아예 안되고..
손님을 아예 못받아서 저희도 매출이 반토막나가지고.."
상인들은 한전에 피해 보상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배상 책임이 없다"는 말 뿐.
한전은 기본공급약관에
"전기공급이 중지될 경우 경제적 손실이 발생될
우려가 있는 고객은 비상용 자가발전기 등
자체보호장치를 설치"하라고 규정해둔만큼
고객이 스스로 피해를 줄여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상인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입주 당시 제출해야 하는
'전기사용신청서' 하단에 이같은 내용이
작은 글씨로 적혀있었다지만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비상용 자가발전기까지 구비했어야한다는
이렇다할 안내는 받은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 정전 피해 상인
"그거까지는 다 모르죠..전쟁 대비도 아니고
개인 발전기를 어떻게..말도 안되는 소리죠."
실제로 약관 상에도
한전의 직접적인 책임이 아닌 경우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해놓은 한전.
하지만 여기에
한전의 전기설비 고장까지 포함하고 있어
평소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점검 등을 통해
관리할 책임에서도 벗어나있습니다.
한전은 정전 피해 예방에 대한
사전 고지와 안내를 묻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서면을 통해 "관련 내용은 한전 홈페이지와
전기사용신청서에 고지하고 있으며
공장 등 대용량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답해왔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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