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걸음 더]

[한걸음더]위험천만 농기계-1편

임지은 기자 입력 2024-08-14 14:49:53 수정 2024-08-15 17:38:39 조회수 171

(앵커)
농촌현장에서 
트랙터나 경운기 등 농기계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농기계 사고는 그 특성상 
일어났다 하면 중상을 입거나 숨질 가능성이
더욱 큰데요.

그 실태와 개선방안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합니다.

먼저 위험천만한 농기계 운영 실태를
임지은 기자가 [한걸음더] 들어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트랙터가 농로 옆 수풀 사이에 
거꾸로 끼어있습니다.

지난 4일, 경작하던 트랙터가 
비탈길 아래로 떨어지면서
운전자가 숨졌습니다.

"트랙터가 뒤집힌 사고 현장입니다.

길이 좁고 구불구불한데다 
양옆으로는 여름철 풀이 우거져 있는데요.

어디가 비탈면의 경계인지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는 한여름에는 
예초기로 길가의 무성한 잡초를 먼저
제거하지 않는 이상 베테랑 운전자도 
운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농기계 바퀴에 풀이 엉키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은 더 올라갑니다.

* 박영수 / 담양군 농기계임대사업소 
"여름철에 풀이 많이 자란 부분은 가슴 높이까지
그러다 보면 여기에 풀이 많이 엉킵니다.
벨트가 두 번이나 나가고 또 한 번은 (풀이 감겨서 엔진 과열로)
라디에이터 부분이 터져서 한번 사고가 있었어요."

특히, 무게가 나가는 대형 농기계는 
오르막 내리막길에서 더 취약합니다.

"논밭으로 이동하려면 이렇게 
내리막길을 지나야 하는 경우가 많고

여름철엔 풀이 자라 있어 
바퀴가 빠질 위험도 있습니다."

* 이병선 /곡성군 농기계임대사업소 
"경운기 같은 경우는 내리막에서는 조향을
반대로 조작해야 되는데,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농기계 사고는 
5천9백여 건, 이 중 78%가 죽거나 다쳤고

전남에서만 624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최근 3년 동안은 기계에 신체 일부가 끼이거나,
기계가 아예 뒤집히는 사고가 27%로 제일 많았습니다. 

외부요인도 문제지만 농민들의 안전불감증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안전바나 벨트와 같은 장치가 있다지만 
대부분의 농민이 대수롭게 여기지 않습니다.

* 박영수 / 담양군 농기계임대사업소
"(전복 사고로) 한 3~4바퀴 뒹굴 거 갖다가
이거 있으면 한 바퀴 정도밖에 안 뒹군다 이 말이여.
이거(안전바) 있으면 사람에게 충격을 안 줘요.
안전벨트 매고 있으면 절대 크게 사고 날 일이 없어요.
자기 안전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상률이 높은 만큼, 
철저한 운전 자격이 요구되지만

아무나 쉽게 가져다 
쓴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운전 면허 없이도 최소 2시간에서 
4시간의 실습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농기계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한 번 해보겠습니다"

취재진처럼 실습장에서 
처음 농기계를 몰아보고

논밭으로 가져다 사용하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 박광훈 / 담양군 농기계임대사업소 서부지소 소장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사실 미비한 점이 많습니다."

농촌의 고령화로 농기계를 다루는 이들은
점점 더 나이가 들고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경작지는 더 규모가 커지면서
농기계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지금이라도 제도 개선을 통해
농기계 사고를 줄이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농기계 #트랙터 #경운기 #사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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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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