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뉴스

한강이 돌아본 광주의 오월

임지은 기자 입력 2024-10-11 14:52:46 수정 2024-10-11 18:38:13 조회수 265

(앵커)
노벨상 위원회가 밝힌 이유처럼,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한 강 작가.

철저한 고증으로 써내려간 작품 [소년이 온다]는 5.18 당시 군에 의해 희생된 
광주 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졌습니다.

그의 인생에서 5.18은 어떤 의미였는지, 
임지은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소년이 온다] 한강 작가 낭독

'왜 태극기로 시신을 감싸느냐'고 
'애국가는 왜 부르는거냐'고 동호는 물었다.

은숙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한강 작가.

서울로 이사를 간 뒤, 
아버지가 몰래 숨겨 가져온 
한 사진첩을 보게 됩니다.

5.18 당시 광주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었습니다.

한 작가에게 오월의 광주는 
다루지 않을 수가 없는
운명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 한승원 / 작가 (한강 작가 아버지) 
"독일 모 기자가 찍어서 만든 사진첩 
또 동영상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딸의 정서로써는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비극적인 사진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대요."

그렇게 탄생한 [소년이 온다]는
국가폭력에 희생된 이들의 삶을 
뜨겁게 그려냈습니다.

집필 전, 9백 명의 증언이 있는 
오월민중항쟁사료집을 완독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거치기까지 했습니다.

* 한강 / 작가 (지난 2020년 광주MBC '내 인생의 오일팔' 뉴스데스크)
"상무대라는 수용소 공간이 아직까지 그렇게 많이 조명이 안 됐으니까 
이걸 반드시 넣자, 이게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사실 한국 현대사에서 세계사에서 
수용소라는 곳, 사람을 수용한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소년이 온다]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고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 씨는 
어젯밤 전해진 한 작가의 
수상 소식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군의 총부리에 가족을 잃은 오랜 상처를 
다시 한번 보듬게 됐습니다.

* 김길자 / 고 문재학 열사 어머니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의 실제 가족)
"네 소원 다 이루어졌어. 한강 작가님이 세계적으로 다 알리고 계셔. 
다 잊어불고 하늘나라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즐겁게 살아."

비극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의 양심과 
존엄을 보여준 작가 한 강.

44년 전, 민주화를 그토록 열망했던 
광주 시민들의 정신은 
그가 글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세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 한강 / 작가 (지난 2016년 네이버책문화 인터뷰 중)
‘소년이 온다’는 아주 고통스러운 소설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밝은 쪽으로 가고 있는 소설이라고 저는 믿고 있고 
저의 질문들을 조금은 변화시켜준 소설이기도 해요."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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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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