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 30년 사이 반토막 나고,
쌀값 하락이 지속되는 등
우리 농촌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비슷한 위기를 겪던 이탈리아의 한 농가에서는
쌀 생산부터 상품개발, 마케팅 전반에
뛰어들며 새 소득원을 창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탈리아 북부의 최대 쌀 생산지
피에몬테주의 한 공장.
통조림병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도정 과정에서 분리된 쌀의 눈을
다시 결합한 뒤 1년을 숙성시켜
만들어낸 쌀을 포장하는 겁니다.
* 피에로 론돌리노/ '아퀘렐로' 대표
"1년 동안 숙성시키면,
그전 해의 쌀보다 더 맛있어집니다. "
전세계 70여개 국에 수출되는 이 프리미엄 쌀은
농가가 직접 상품 개발부터 유통*판매
전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00년 넘게 농사만 짓던 이곳 역시
밀려드는 수입 쌀과 줄어드는 자국 쌀 소비량에
변화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높은 영양가는 물론 쌀이 덜 뭉게져
비싼 가격에도 리소토를 만드는
고급식당 등에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했습니다.
* 니콜라 콘포르티 / 레스토랑 수석셰프
"이 제품들은 매우 훌륭합니다. 왜냐하면
조리 중에 전분을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우 크리미한 리소토를
만들어 주며, 이는 고품질의 요리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농장 한켠엔 지역의 수백년 쌀 재배 역사가
담긴 중세 일꾼의 기숙사 등을
그대로 남겼습니다.
관광 등 공장 관련 마케팅으로 활용되면서
농가의 추가 소득원이 됐습니다.
* 움베르토 론돌리노/'아퀘렐로' 마케팅 담당
"(일반적으로) 쌀을 재배하는 농민은
가공업자나 판매업자에게 쌀을 넘깁니다.
이러한 방식 대신 우리는 모든 것을
연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 우리의 가치를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해 소규모 영세
쌀 재배 농가가 특히 많은 우리나라.
국가 수매 의존율이 높다보니
정부의 지난해 쌀 수매 공공 비축 비용,
남아도는 쌀을 관리하는 비용만
1조 7천억원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하지만 1인당 쌀 소비량이
30년 전의 절반으로 줄어든 현실 속에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한 혁신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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