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춘수 타계 20주기...문학관은 하세월

김태석 기자 입력 2024-12-03 15:06:42 수정 2024-12-04 15:59:02 조회수 77

(앵커)
꽃의 시인 김춘수 선생의 타계 20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 경남 통영에서는 
소박한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귀중한 유품을 기증받은 통영시는 
아직 문학관 건립을 하지 못해 
임시건물인 유품전시관만
15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MBC경남 김태석 기자입니다. 

(기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1922년 통영에서 태어난 김춘수 시인은
1952년 마산중학교 교사 재직 때 
그의 대표 시인 '꽃'을 발표했습니다.

1960년 경남대의 전신인 해인대학 재직 때는 
3.15의거를 목격하고 
'베고니아의 꽃잎처럼이나'를 남겼습니다.

이후엔 의미와 관념을 거부하는 
무의미 시를 주창했다가

* 고 김춘수 시인 
"관념으로 굳어지기 전의 아주 소프트함, 부드러움, 
굳어지기 이전의 세계가 시의 세계입니다. 시는 예술입니다"

만년엔 의미시, 관념시로 돌아갔습니다.

2003년 11월, 
전혁림 화가의 미수전에 참석해 
MBC경남과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 고 김춘수 시인 
"(전혁림 화가의 작품은) 사찰 단청에서 온 거에요. 
단청을 어레인지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요. 이게 하나의 발견이에요"

그리곤 이듬해 11월, 
향년 82살에 타계했습니다.

통영 예술인들이 
김춘수 선생의 삶과 시 세계를 기리는 
20주기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선생이 좋아하던 커피를 올리고
꽃을 바치는가 하면, 
선생의 시를 낭독합니다.

2008년 개관한 김춘수 유품 전시관에는 
선생의 약력과 초기부터 말기까지 작품, 
육필 원고들이 있습니다.

* 강선욱 / 통영시 학예사 
"초기에 릴케의 영향을 받아서 어떤 감성적인 그런 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꽃',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이런 정도의 시가 전시되어 있고요"

또 유족이 기증한 옷과 사진, 책 등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을 전시하고, 
서재와 비슷한 형태로 김춘수 방을 꾸몄습니다.

하지만 김춘수 문학관은 건립되지 못하고 
임시건물인 유품전시관이 
1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 박우권 / 통영예술의향기 회장 
"여태껏 너무 좀 무관심하지 않았느냐 당국이...
그래서 일단 김춘수 선생님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문학관 설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

또 통영에선 생가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과 
시민들이 돈을 모아 세운 시비 등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흔적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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