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 사람으로
5.18의 의미와 가치를 철학적으로 연구하며
광주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했던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정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내란 사태가 유혈사태로 번지지 않았던
이유를 "5.18 덕분"이라고 말하는
김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홍진선 아나운서입니다.
(기자)
김상봉 교수의 별명은 '거리의 철학자'입니다.
대중들을 상대로 철학교육을 해오던 재야철학자를
전남대가 지난 2005년 특별채용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인데
국립대 교수로 부임해서도
재야지식인으로서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20년 동안 철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5.18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천착하고
철학적으로 해명하는 것을 임무로 삼았다는
김 교수는
2015년 발간한 저서 '철학의 헌정'에서
"5.18을 헤라클레스의 기둥"에 비유했습니다.
"그런데 광주가 있다. 1980년 광주의 역사가, 5.18이 있다.
총을 든 군인들 앞에서도 겁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경찰의 차벽으로도 막지 못할 정도로 민심이 흉흉해지면
결국에는 군대 마귀를 동원해야 하는데,
5.18 광주항쟁이라는 헤라클레스의 기둥이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 김상봉 교수 / 전남대 철학과
"계엄 국면에서 5.18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경우에도
군인들이 시민을 향해서 총구를 겨눠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못 박은 헤라클래스의 기둥이라고 책에서
예전에 그렇게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
역시 5.18이 빗장이 되어서 군인 마귀가 틈타지 못할 거다라고 하는
어떤 그런 믿음을 그분들도 같이 가고 가지고 계실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 12.3 내란사태와 관련해서도
결국 5.18을 통해 배운 국민들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김상봉 교수 / 전남대 철학과
"계엄 사태가 사실은 극단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도
군인들이 그렇게 열심이지 않았다라고 하는 게
지금 여러 가지 정황을 통해서 증명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한 거의 유일한 집단이 있는데
그게 검찰입니다. 그리고 검찰 출신의 대통령입니다."
김 교수는 인생 2막에서는 제주로 거처를 옮겨
4.3과 여순사건의 비극을 세계시민들과 함께
답을 찾아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 김상봉 교수 / 전남대 철학과
"5.18에 이어서 거슬러 올라가서 4.3과 여순 다
그 해방 공간에서의 미증유의 비극에 대해서 철학자로서
그 비극의 의미가 있다면 어떤 건가라고 하는 거를 물을 겁니다"
MBC뉴스 홍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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