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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병원 몰리고 수술도 지연..지역 의료 마비 우려

김규희 기자 입력 2025-02-17 17:51:32 수정 2025-02-17 17:55:15 조회수 95

(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 발표 이후 
시작된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이 없고, 
농어촌과 섬 지역 등 
의료취약지가 몰려 있는 전남에서는 
지역 의료 마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서남권의 유일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난 한 달 동안 중증 환자 천7백여 명이 
이곳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의정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한 
한 해 전과 비교해 3백 명 더 증가했습니다. 

"대학병원이 없는 전남 지역 2차 병원 응급실에 
중증 환자가 몰리는 등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공의들 빈자리를 전문의가 채우면서 
의료진 부족이 심각해진 대학병원 대신,

2차 병원 응급실을 찾는 중증 환자가 
늘어난 겁니다.

* 박준홍/목포한국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경상도나 충청도나 아니면 심지어는 강원도에서까지 
전원 문의가 심심치 않게 오고 있는 걸로 봐서는..
특히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에 대한 여건이 예전과 같지 않구나.."

응급실 진료뿐만 아니라 
암과 같은 중증 환자들도 
수술을 받기 더 힘들어졌습니다.

이 70대 환자는 지난해 12월 
폐암 초기 진단을 받았지만, 석 달째 
수술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폐암 환자(음성변조)
"자꾸 밀려나가니까 이거 이렇게 허덕이다가 문제가 생기면 
죽지 않나 생각해요. 그러니까 될 수 있으면 빨리해야 하는데.."

암 수술로 유명한 대학병원들 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지만, 이미 대기가 많아 
언제 수술할지 알 수 없습니다.

* 폐암 환자 보호자(음성변조)
"교수님이 웃으면서 '글쎄요. 너무 많이 밀려 있네요.' (라고 말해요.) 
너무 많이 밀려 있다는 것은 의사가 없기 때문에 많이 밀려 있는 거 
아니에요. 전대도 전공의들이 다 빠져나가버리는데.."

섬 지역 유일한 의료기관인 보건지소의 
공중보건의사까지 전공의가 자리를 비운
도시 대학병원으로 차출됐던 지난해.

심각한 의료공백 논란 등으로
파견 간 공보의 인력은 한 해 사이 45명에서 
5명으로 줄면서 당장 급한 불은 껐습니다.

* 문권옥/전남도 건강증진과장
"파견했던 공중보건의사들 역할이 줄어든 면도 있고요. 
또, 지역 의료 서비스 차질도 좀 있고 그런 것 해결하기 위해서 복귀한 것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전남의 보건지소가 전체 3곳 중 1곳 꼴인 
83곳에 달해 농어촌 의료공백은 여전한 상황.

의정 갈등이 지속된 지 1년째,
이미 취약했던 지역 의료는 
의료권 보장에서 더 멀어졌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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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희
김규희 gyu@mokpombc.co.kr

목포 경찰, 소방, 해경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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