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천시민아파트, 2030년 들불야학 전시관으로 재탄생

임지은 기자 입력 2025-03-26 14:41:32 수정 2025-03-26 18:20:44 조회수 75

(앵커)
광천 시민아파트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노동자를 위한 학교, 들불야학 장소이자
민주열사들이 활동한
주 무대였습니다.

그간 이를 어떻게 보존할지를 두고, 
좀처럼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었는데요.

그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됐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노란빛의 낡은 아파트 3개 동이
디귿자 모양으로 붙어있습니다.

1970년 광주 최초로 지어진 
'광천시민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는 1980년 5월 당시 
들불야학 열사들의 주된 무대였습니다.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거처이기도 한 이곳은 
광주 최초의 노동 야학인 
들불야학이 진행됐고, 
5.18 당시 언론의 역할을 대신했던 
투사회보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그간 아파트는 철거냐 보존이냐를 두고
논의가 계속되다가,
최근에서야 활용 방안이 결정됐습니다.

해당 부지가 
5천 세대용 아파트를 지을 
재개발 지역에 포함됐는데,
조합원들이 사유 재산을 양보하는 대신
지자체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기로 한 겁니다.

* 윤옥민/ 광주 서구청 주택과장 
"시민 아파트 보존에 대해서 일반 시민단체 
그리고 윤상원 열사 기념사업회 측에서 
5.18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인 공간인 
시민 아파트를 보존해야 된다는 필요성이 대두가 된 거죠."

조합이 용역을 통해 마련한 
재개발 계획안입니다.

들불야학 전시관과 공원 등을
1만 6천 제곱미터 규모로 조성하는
계획이 담겼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파트 3개 동 중 한 동을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해 
들불 활동가들을 기리는 공간을 만들고,

당시 윤상원 열사가 살았던 집과 
들불야학 교실을 그대로 복원한다는
내용입니다.

일대 추모 공원 등까지 조성해 
최대 100억 원이 투입됩니다.

이후 전시관 운영 주체와 
관련 예산 마련 등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들불 정신을 지키게 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기쁨을 표했습니다.

* 주홍 작가 (광천시민아파트 철거 반대 예술단체 소속) 
"이게 과연 될까 이게 역사 공원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초안 마련이) 됐다는 소식이 들린 거예요. 그래서 저는 진짜 너무 기쁘고…"

서구는 조합이 제출한 계획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취합했고,
다음 달 중 이를 광주시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이후 초안이 통과되면 
광주시와 서구청, 광천 재개발 조합, 
천주교 대교구 등 4개 기관이 
전시관 내부 구성 등 
구체적인 사안을 다시 논의하게 됩니다.

들불열사 전시관은
새 아파트가 준공되는 오는 2030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됩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광주 #광주시 #광천시민아파트 #들불야학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