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을 휩쓴 대형 산불의 희생자 대부분은
고령층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대피 안내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문제는, 이런 고령층의 신체적 제약이
불법 소각이라는 또 다른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전문화방송 윤소영 기자입니다.
(기자)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영남 산불.
전체 희생자 30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모두가 60대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힘든 고령층에게
재난문자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짧은 대피 시간, 불편한 거동 탓에
마을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 이우용 / 경북 영덕군 (3월 26일)
"저기서 불이 보였는데 3분도 안 돼서 다 날아왔어요.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일찍 대피했으면 됐을 건데
한 분이 대피 못 해 참 안타까워요."
봄철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역시,
고령화가 만든 또 다른 그림자였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80대 이상인
공주의 한 농촌 마을.
상당수가 바퀴 달린 보행 보조기구에 의지해
힘겹게 걸음을 옮깁니다.
* 마을 주민
"허리 디스크 수술했는데, 몸뚱이가 다 아파.
저런 데 나갈 때는 여기 (지팡이) 밑이 둥그레서 미끄러워."
마을 입구에 있는 공동 집하장으로
쓰레기봉투를 옮기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 마을 주민
"힘들면 앉아 있고, 먼 길은 안 가고. 허리가 아픈데,
수술을 안 했어요, 내가. 못 고친다니까 수술 못 하는 거지."
결국 집 앞에 작은 소각장을 만들어
쓰레기를 태우는 일이 흔하고,
* 마을 주민
"태우면 이런 게 나와요. 이건 그냥 있어요, 이건 봉지에 담아서 (버려요)"
태우지 못하는 쓰레기는 방치되기 일쑤입니다.
"마을 한쪽에는 타이어며 무거운 폐기물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혼자 힘으로 옮기지 못하고 집 주변에 쌓아두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는 고령층이 재난에 대피하지 못하는 현실과
불법 소각 문제가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맞춤형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배나래 / 건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아령 내지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2060년이 되면 지금 전체 인구의 55%가 고령 인구층이 돼요.
우리 모두의 현실이라는 거죠."
노인 인구 천만 시대.
재난에 취약한 이들이 또 다른 재난의 원인으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는
현실적인 산불 재난 대책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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