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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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갈길 먼 일제 피해문제, 해결 필요(김정희 변호사)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박소희
■ 진행 황동현

◇ 황동현 진행자 (이하 황) - 신일철주금에 이어서 미쓰비시 중공업에 대해서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최근 나왔습니다. 큰 실타래 하나를 풀었지만 또 판결이행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 않나 싶은데요. 관련한 이야기 오늘 정리해 보겠습니다. 김정희 변호사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정희 (이하 김) - 네, 안녕하십니까. 김정희입니다.

◇ 황 - 신일철주금에 이어서 미쓰비시 중공업에 대해서도 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는데 그 의미는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이해하고 계십니까?

◆ 김 – 일단은 74년 쌓여왔던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판결이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그동안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해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포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히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교적으로는 1965년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진 한일협정에 근거한 한일관계가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과거사 청산 없는 한일관계는 없다는 것이죠.

◇ 황 - 여러 가지 의미를 들어주셨는데 들어보니까 다 의미가 깊고 큰 의미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번 판결을 통해서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정리가 된 걸로 이해를 하면 되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 김 - 그렇습니다. 일단 양금덕 할머니 등 다섯 분이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결을 했기 때문에 판결은 확정됐습니다. 더 이상 미쓰비시 중공업 측이 불복할 수 있는 절차는 없고 판결을 이행할 일만 남았던 것이죠.

◇ 황 - 지금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오랜 투쟁 지금 재판 과정을 우리 김정희 변호사께서 계속 해 오셨는데 하시면서 가장 힘드셨을 때가 언제셨어요?

◆ 김 - 실은 제가 개인적으로 변호사라서 힘들었던 것보다는 할머니들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게 특히 최근 시점입니다. 할머니들이 벌써 20년째 법정 투쟁을 하고 계시는데 모두들 할머니들이 저희하고 소송을 시작했던 6년 전에는 다들 건강하고 집에서 스스로 식사하고 활동을 하셨는데 최근 들어서 할머니들 모두 병원 신세를 계시는 실정입니다. 특히 양금덕 할머니는 대법원 판결 보시겠다고 가겠다고 하셨는데 그날 갑작스럽게 건강이 안 좋아지시고 하시면서 할머니들이 더 이상 미쓰비시의 사죄와 배상을 기다릴 수 있는 연세는 아니구나. 이게 가장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빨리 해결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황 - 대법원 판결은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해결되는 부분은 정말 진심어린 일본의 사과, 사죄 그리고 미쓰비시 중공업에 대한 배상, 이런 것이 정리가 되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직 국내에서 제기된 일제 강제동원 관련 소송들이 여러 건이 남아있습니까? 어떤 것이 남아있는지 간단히 정리를 해 주시죠.

◆ 김 – 그동안 저희가 공동 대응했던 일제강제동원 피해사 사건이 징용 피해자 할아버지 사건, 그리고 근로정신대 할머니 사건 해서 총 15건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세 건이 대법원에서 판결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이제 총 12건이 남은 셈인데요. 특히 광주에 근로정신대 사건이 1, 2, 3차로 나누어서 진행이 됐었는데 1차가 바로 지난주에 있었던 양금덕 할머니등 사건이고요. 2차, 3차 사건이 이제 항소심 판결 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5일 그러니까 수요일 날 2차 소송의 판결 선고가 나오고요. 다음 주 금요일, 12월 14일 날. 3차 소송의 판결 선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황 - 연이어 판결들이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에 대법원 판결이 앞으로 있을 항소심이라 할지 이런 판결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 김 - 그렇습니다. 벌써 3차례에 걸쳐서 대법원이 같은 쟁점에 대해서 동일한 판결을 했습니다. 즉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유효하게 존재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특히 지난 10월 말에 했던 사건은 대법관 전원이 했던 합의로 판결난 것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하급심은 따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황 -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이 부분은 지금 재판을 하셔서 판결을 받으신 최종적으로 배상에 대한 판결을 받으신 분들의 원고들도 계시지만 그런 재판에 참여하지 못한 피해자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이 재판을 통해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동기, 계기도 마련될 수 있을까요. 이번 판결을 통해서.

◆ 김 - 실은 지금 근로정신대 사건으로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원고들의 숫자게 20명이 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재 재판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올초 정부 통계를 보면 약 187명 정도 남아있다고 하거든요. 결국 이분들도 역시 근로정신대로 끌려가서 강제 노역을 하셨던 분인데 이분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인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 모든 것을 소송, 즉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는 것보다는 일단 정부가 나서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에 재판을 해야 하겠지만 정부가 나서서 협상도 하고 특별법도 제정하고 하면서 할머니들의 실질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황 - 재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이제 이런 판결들이 공식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런 판결을 근거로 해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서서 외교적으로 풀 것은 풀고 그다음에 내부적으로 어떤 법을 만들 것은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 김 - 그렇습니다. 일단 법원에서 명확한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에 대한 해석을 해놨기 때문에 정부는 그거에 기반해서 정부의 역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하는 역할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황 - 더불어서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하고 그 중심에, 또 한 축이 되는 게 일본의 반응일 텐데 현재 미쓰비시나 이런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김 - 현재 판결이 선고될 때마다 일본 외무성과 미쓰비시 전범기업 측은 매우 거친 반응을 보이면서 판결 수용을 못하겠다고 하고 있는데요. 전범국가가 그 피해자에게 보일 수 있는 기본적인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 황 - 그렇다면 그런 부분들을 좀 강제하든지 여러 조치가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면 미쓰비시 중공업에 대한민국 있는 여러 지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조치도 취할 수 있고 그럴 것 같은데 그런 고민도 좀 하십니까?

◆ 김 - 그렇습니다. 어쨌든 구멍가게를 하더라도 법을 따르고 판결을 이행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법인데요. 일본이 정상 국가이고 미쓰비시가 세계적인 대기업이라면 법과 재판 결과를 수용해야 되겠죠. 그것이 문명국가이고 정상적인 기업일 텐데 결국 그렇지 않는다면 강제집행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국내에 있는 미쓰비시의 중공업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도 고려하고 있고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에 대한 해외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에 대해서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황 - 오랫동안 김정희 변호사께서도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함께해 오면서 동거동락을 해 오셨는데 결과에 대해서 나름대로 굉장히 의미도 많이 가지고 계실 것 같고 앞으로 이런 문제 일본의 이런 배상의 문제들이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되고 또 거기에 주체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뭘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짧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 - 일단은 정부의 역할을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그동안 정부와 외교부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징용 피해 할아버지들이 대법원에서 승소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실이 없습니다. 오히려 재판거래의 한 축으로서 할머니들, 할아버지 재판을 망가뜨리려고 왔거든요. 이제는 정부와 외교부가 그러한 문제를 통렬히 자기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책임 추궁을 해야 되고요. 그거를 바탕으로 해서 첫 번째로는 이 현재 승소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소송에 참가하지 못한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그림을 그려야겠죠. 그래서 거기에서 틀을 관찰할 수 있도록 일본과의 관계에서 강공으로 나갈 수 있는 채찍질이 필요하다면 채찍전략을 쓰고 또 일본과 협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거에 대해서는 당근과 같은 전략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황 -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 김 -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김정희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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