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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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사람] 48명 어르신들의 며느리, 어르신들 대하는 방법은?(박안순/백합데이케어 원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주목할 만한 지역 인물을 집중 인터뷰하는 오늘 이 사람. 우리 사회는 2018년 올해 기준으로 65세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섰습니다. 가족과 연락이 끊기고 사회적 관계에서도 동떨어진 노인분들.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는 고독사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장에서 가족의 역할을 하는 분이 계십니다. 오늘 이 사람에서는 48명, 모든 어르신들의 며느리라고 이야기하는 백합데이케어의 박안순 소장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소장님.
◆ 박안순 (이하 박) - 안녕하세요.
◇ 황 – 48 어르신들의 어머니라고 소개를 해 드렸는데요. 이렇게 말씀을 또 하고 다니신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48 어르신들의 며느리. 갖고 있는 의미 좀 이야기를 해 주시죠.
◆ 박 - 지금 북구 임동 일신방직 기숙사 자리에 위치한 백합데이케어센터는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 저를 포함한 모든 센터 임직원들이 어르신들의 자식이 되고 또 손발이 돼서 어르신들을 하루 동안 모시는 것입니다. 댁에서 홀로 계시는 독거노인분들도 외롭지 않게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 좋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두고 출근하는 자녀들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서비스입니다. 쉽게 표현해 드리면 어르신 노래방, 유치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 황 - 어떻게 보면 그런 공간이네요. 어르신분들이 정말 하루를 보내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백합데이센터에 오셔서 여러 가지 즐겁게 서로 조우도 하시고 이야기도 나누시고 이렇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바로 백합데이센터네요.
◆ 박 - 네. 그렇습니다.
◇ 황 - 지금 이렇게 백합데이센터를 활용하고 이용하신 분이 48명이라고 들었는데요. 연령대는 어떻게 되시나요?
◆ 박 - 네, 60대, 70대, 80대, 90대 이렇게 다양합니다.
◇ 황 - 네. 지금 뭐 선생님들도 좀 계십니까? 이런 분들과 어울리시는 분들이?
◆ 박 - 그렇죠. 총 17명 정도 임직원들이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 황 - 17분이 이렇게 어르신과 함께한다. 어떻습니까? 어떤 활동들을 어르신들께 주로 하시죠?
◆ 박 - 아침에 센테 차량으로 어르신 댁까지 모시러 갑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을 모셔와서 간호사가 건강체크를 해 드리고 또 맛있는 죽을 끓여서 드립니다. 그 후에 건강체조를 다 같이 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프로그램은 하루에 보통 신체 프로그램 2번, 인지 프로그램 2번 이렇게 진행하고 있어요. 외부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해서 신나는 프로그램 진행도 하고 노래교실이라든지 물리치료, 모든 운동기구를 사용하신 후 조리사가 직접 조리한 맛있는 음식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오후에 또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어르신들 목욕도 직접 시켜드리고요. 이발도 해 드리고.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면 또 다시 차량으로 댁까지 모셔다 드리죠. 우리 어르신들이 하루를 너무 행복하게 보내셔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 황 - 그렇게들 말씀하실 것 같은데. 인지 능력이 좀 떨어지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러면 그 분들 보살피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박 - 아니에요.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면서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어르신들의 인지 능력이 떨어져도 자꾸 설명해 드리고 도와드리다 보면 조금이나마 인지 능력이 분명 좋아지고요. 그게 제 보람이고 행복입니다.
◇ 황 - 인지 능력이 다시 향상되면 가족들도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아요.
◆ 박 - 그럼요. 그렇습니다.
◇ 황 - 그리고요. 그렇다면 어르신들이 집에 홀로 계실 때하고 이렇게 단체로 나와 활동하실 때하고 변화가 있으신가요?
◆ 박 - 네, 그렇죠.
◇ 황 - 어떤 변화들이 있으세요?
◆ 박 - 이제 그 어르신들이 홀로 계시는 시간이 많다 보면 말할 상대도 없고 자식들도 보기 힘들고. 또 우리 센터가 당신의 보금자리라고 말하세요, 실제로요. 아침에 모셔온 어르신들께 인사하면서 지난밤에 잘 주무셨어요라고 하면 빨리 아침에 와서 백합센터 가고 싶은 생각에 잠을 설쳤어라고 이렇게 말하실 정도니까요. 우리에게 많이 의지를 하시죠.
◇ 황 - 이런 방금 말씀하신 백합데이센터 같은 곳들이 좀 많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습니까? 이런 센터에 오실 수 있는 자격이나 조건들이 있습니까?
◆ 박 - 그렇습니다.
◇ 황 - 어떤 조건이죠?
◆ 박 - 요즘에 건강보험공단에서 몸이 불편하시고 인지가 떨어진 분들은 등급신청을 해서 등급을 받게 되면 이제 그래서 1, 2, 3, 4, 5등급까지 있는데. 그 등급을 받게 되시면 이제 또 이렇게 오실 수 있습니다.
◇ 황 - 네, 등급을 받으시면 그 등급에 따라서 이런 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 박 - 네. 그렇습니다.
◇ 황 - 굉장히 좋은 시스템인 것 같아요. 국가가 결국은 노인분들 우리 고령화 사회에서 이런 분들을 모셔야 되는데. 이런 백합데이센터나 이런 것을 통해서 노인분들이 단체로 서로 어울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되게 좋은 것 같은데요. 원장님께서는 이렇게 어떤 계기로 이런 어르신들을 모시는 이런 보호센터 활동을 하게 되신 거죠?
◆ 박 - 제가 12년 정도 전에 제가 봉사단체에서 노인들 도와드린 적이 있어요. 한 어르신이 대소변을 실수로 하셔서 그걸 제가 치우고 씻기고 옷 입혀드리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좀 힘들어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싫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즐거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어르신을 섬기는 일을 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겠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 황 - 12년 전의 봉사단체에서 활동하시면서 본인이 노인분들을 섬기는데 조금 그런 데를 잘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드신 거네요?
◆ 박 - 그렇습니다.
◇ 황 - 어른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어떤 보람이 있으세요, 우리 센터장님께서는? 개인적으로 어떤 보람들이 느껴지세요?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보람들, 느낌들을.
◆ 박 - 제가 어르신들 모시면서 참 어르신들이 이제 행복해하시면 제 마음이 행복해지고 제가 마음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제 삶이 윤택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어르신들이 안 계시면 저도 못 살 것 같아요.
◇ 황 - 그래서 48분의 어르신들을 모시는 며느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는 말씀이시네요.
◆ 박 - 그럼요.
◇ 황- 함께하고 그분들이 행복하실 때 센터장님도 함께 행복하시다는 말이 참 와닿는데요. 어떻습니까? 뉴스에 보면 독거노인들이 홀로 계시다가 돌아가신다는 보도도 나오고 참 안타까운데. 우리 사회가 이런 노인분들을 어떻게 보살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시는지 마지막으로 한 말씀 좀 해 주시죠.
◆ 박 - 제가 그런 보도를 볼 때마다 진짜 눈물이 나요. 우리 어르신들을 보살펴 줄 사람 하나 없고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외면 당하다가 그렇게 되신 거니까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제 어르신 복지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나서서 케어를 해 줘야 한다고 봐요. 정부에서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운영하면서 많은 어르신들이 혜택을 누리고 계시지만 사실 아직도 이런 복지제도를 몰라서 혜택을 못 누리시는 어르신들이 정말 많거든요. 너무 안타깝죠. 그런 분들도 다 하실 수 있게 이런 좋은 복지를 많이 홍보해 주시고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 황 - 우리 소장님 참 와닿는 말씀이 그분들이 행복하고 어르신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그 말씀 참 와닿습니다. 우리들이 함께하는 세상이 바로 그런 세상이 아닌가 싶어요. 오늘 바쁘신데 이렇게 스튜디오에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 - 감사합니다.
◇ 황 - 오늘 이사람 백합데이케어의 박안순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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