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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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사람] 5월의 진실을 기록한다(양라윤/5.18민주화운동 기록관 학예연구사)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주목할 만한 인물을 집중 인터뷰하는 오늘 이 사람. 역사는 기록으로 남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멈춰버린 시계. 꽃다운 여고생의 일기. 또 피 묻은 태극기. 시신을 감쌌던 비닐. 그리고 그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투쟁과 항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기록물들을 수집하고 또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의 양라윤 학예연구사,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양라윤 (이하 양) - 네, 안녕하십니까?
◇ 황 - 먼저 그렇게 활동하고 계시는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어떤 곳인지부터 소개 좀 해 주세요.
◆ 양 - 네, 저희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은요.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2011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저희 5.18의 역사적 의미를 세계인에게 알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존,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2015년에 설립되었습니다.
◇ 황 - 모두에서 멈춰버린 시계. 또 여고생의 일기장. 이런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현재 보관하고 계시는 기록물들. 범위랄지 어떤 기록물들이 주요 기록물인지도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양 - 네, 저희 기록관에서는요. 당시 시민들이 작성한 일기장이라든지 성명서. 그리고 편지. 이러한 기록물들, 민간 기록물들이 있고요. 주로 희생된 분들의 유품들을 보존하고 있고. 그리고 저희 그 당시에 광주시나 동구청에서 생성했던 공공기록물들. 예를 들면 동구청일지라든지 그 당시 상황을 기록한 그러한 기록물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 황 - 품목은 몇 개 정도 되는 거죠, 총?
◆ 양 - 저희는 여러 가지 기록물들 종류별로 갖고 있는데요. 구술 자료라든지 아까 말씀드린 병원, 시민들의 민간 기록물, 병원 진료. 이런 것들을 총 해서 4200여 권과 86만 페이지. 그리고 사진 필름 같은 경우는 3700여 컷의 등재 기록물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 황 - 좀 전에 말씀하셨지만 기록관이 2015년에 설립됐다. 유네스코에 5.18 기록물이 등재된 이후에 그런 부분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이렇게 설립이 된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기록관을, 자료를 이렇게 수집하고 모으고 보관하는 그런 활동이 너무 늦게 시작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드네요.
◆ 양 - 잘 아시다시피 5.18이라는 것이 항쟁 이후에 진실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었고. 사실 권위주의 시대에 5.18을 언급하는 것조차 할 수 없었던 시간을 겪어 왔습니다. 그래서 5.18은 진실규명과 기념사업 등이 우선 과제로서 계속해서 추진됐는데요.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2011년 5. 18 기록물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인의 인정을 받고 그 역사적 의미가 세계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게 되었죠. 그래서 그 이후에 2012년 5.18 아카이브 구축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조례가 제정되면서 저희 기록관이 2015년에 설립이 된 겁니다.
◇ 황 -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데 우리 양라윤 학예연구사께서.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일을 하게 되신 건 언제부터세요?
◆ 양 - 네, 저는 그렇게 길지 않은데요. 제가 기록관에서 근무한 지는 작년 3월부터 근무를 시작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제 제가 대학원 석사를 들어가면서 5.18을 직접적으로 접하게 됐습니다.
◇ 황 - 어떻습니까? 이렇게 대학원에서 석사를 들어가면서 5.18에 대한 진실. 또 5.18에 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보면서 느끼는. 우리 양라윤 학예연구사가 생각하시는 5.18. 어떤 5.18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양 - 저도 5.18에 대한 역사는 고등학교 때 평범하게 교과서 수준에서 교육을 받고 알고 있었는데요. 석사과정에 들어오면서 5.18를 직접 겪으신 분들에 대한 구술조사라든지 사실 확인, 사건 조사를 하게 되면서 그 당시 삶을 직접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5.18을 점차 듣고 공부를 하게 됐죠. 그러면서 5.18의 생동감 있는 삶의 기록들이 얼마만큼 한 사람의 역사를 통해서 기억되고 그것이 가치가 있는지를 아마 그분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더 많이 듣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 황 - 하시면서 여러 가지 보람도 있고. 또 그 과정을 통해서 5.18의 아픔. 또 군민들의, 광주 시민들의 투쟁의 역사를 보면서 굉장히 자랑스러움도 생기고 다양한 감정이 생기고 또 느껴질 텐데 어떻습니까, 그런 부분들?
◆ 양 - 지금 5.18의 진실규명이나 역사적 사실을 정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분들 한 분, 한 분들의 말씀을 듣고 또한 그분들이 남기신 기록물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제가 좀 더 하나의 사실 확인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인 사실이 어떤 맥락과 사람들의 기록으로, 삶으로 이렇게 묻어나와 있는지 그것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그 의미들을 알리는 데 노력을 해야겠다라는 그런 제 삶의 반성도 하게 되고요. 조금 더 업무를 추진하는 데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 황 - 연구사님, 다양한 자료들 많이 보셨을 텐데요. 그 자료들 중에서 또 기억에 남는 자료들, 그런 자료들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어떤 자료들이 우리 연구관님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으신가요?
◆ 양 - 기록물들이 여러 형태인데요. 하나하나가 굉장히 소중한 기록물입니다. 제가 봤던 기록물 중에서는 아무래도 그 당시의 상황을 가감없이 기록했던 일기장의 문구라든지. 그 당시 초등학생이 공포감을 느끼고 썼던 내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지금의 저는 그 당시를 못 느꼈기 때문에 훨씬 더 생동감 있게 제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 황 - 당시를 직접 현장에서 느낀 분들이 기록한 기록들이 굉장히 생동감 있고 가슴에 와 닿는다는 말씀이신데요. 어제 미공개 됐던 5.18 영상기록물들이 시민에게 3편, 73분 분량을 지금 공개를 했지 않습니까. 어제 분위기도 조금 전해 주시죠.
◆ 양 - 어제 미공개 된 영상기록물 38년 만에 공개됐는데요. 당시 유족 분들이라든지 참여했던 분들이 많이 오셔서 관람을 해 주셨습니다. 제가 부족하지만 설명을 드리면서 표정을 봤을 때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안타까움. 그리고 좀 다시 봐도 무서움이 다시 느껴진다라는 말씀도 하셨고요. 장면을 보실 때마다 침묵과 가라앉은 적막함. 이런 것들도 느끼면서 그분들의 안타까운 표정들을 봤을 때 저도 같이 겪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의 상황을, 침통한 분위기의 5.18을 느낄 수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황 - 방금 말씀하신 그 침통함. 많은 가족들의 죽음 앞에서 눈물짓는 광주 시민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그 당시 진압군들이 환하게 웃는 사진들도 좀 있더라고요, 모습들도.
◆ 양 - 네, 그렇습니다. 27일 상황을 정리를 하고요.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서 소준열.
◇ 황 – 당시 소장?
◆ 양 – 네, 계엄사 소장이 와서. 상황을 브리핑하고 돌아가는 길에 악수를 나누면서 웃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황 - 과연 이제 5.18의 진실. 아직까지도 진실이 다 밝혀지지 않은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들이 5.18을 어떻게 기억하고 또 어떤 진실들이 밝혀져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5.18을 연구하시는 분으로 한 말씀해 주시죠.
◆ 양 - 5.18 사건의 중요한 진실규명들이 아직도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한 우선적인 과제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와 동시에 아직 많이 밝혀지지 않았던 당시 시민들의 노력들. 그리고 헌신들. 이런 활동들이 좀 더 다양한 기록물과 조사를 통해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러한 일이 제 업무라고 생각을 합니다.
◇ 황 - 네, 앞으로 우리 학예연구사님의 역할이 또 굉장히 크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하면서 그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오늘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양 - 네, 감사합니다.
◇ 황 - 오늘 이 사람,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라윤 학예연구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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