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기획 김민호■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우리는 살면서 이 죽음에 대한 단어들을 굉장히 좀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만큼 죽음이라는 정서를 좀 회피하고 싶은 그런 심리들이 있지 않은가 싶은데요. 그런 정서를 좀 극복하면서 삶에 대한 어떤 열정, 이런 것들을 좀 더 강하게 가질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다고 합니다. 호남 지역 최초로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사람들이 죽음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임종체험관을 상설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죽음을 미리 이렇게 체험해 보는 것, 현재 삶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는 그런 경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오늘 이 사람에서는 이 죽음 체험관, 임종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병국 씨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 김병국 (이하 김) - 안녕하십니까. 남문장례식장 부사장 김병국입니다. 반갑습니다. ◇ 황 – 임종체험관을 운영한다고 들었는데요. 직접 체험해 보셨죠? ◆ 김 – 네, 체험해 봤습니다. ◇ 황 – 우리 선생님께서 체험해 보신 느낌은 어떠셨어요? ◆ 김 – 저희가 올해 3월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지금까지 총 5번 했었는데요. 저도 이제 다 참여를 했는데 특히 3월 달에 제가 입관체험을 했었습니다. ◇ 황 – 5번 모두 참여하셨어요? ◆ 김 - 참여는 5번 모두 했는데 관에 다 들어간 건 아니고 처음 3월 달에 제가 관에 처음 행사했을 때 그때 관에 들어가 봤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긴장감 속에서도 남에게만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죽음이 실제로 아, 나에게도 오는 구나라는 이제 그런 마음이 들었을 때 내가 준비되지 않은 죽음 앞에 남겨진 아내와 아이들, 또 이제 가족들 형제간들 있지 않습니까? 형제간들에 대한 그런 미안한, 그게 사실은 너무 준비가 부족했다는 마음에 그 미안함이 컸습니다. 그리고 이제 주변 지인들을 생각하면서는 뭔지 모를 아쉬움들이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이 남았었습니다. ◇ 황 – 체험 과정을 통해서 죽음 임종을 체험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좀 교차하시나 보죠? ◆ 김 –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끝나니까 내가 끝나면 나하고 관계됐던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 중에 물론 내가 해 놨던 그런 남겨진 부분들하고 상관없이 가는 분도 있지만 그 영향을 많이 받는 가족들이 또 친척, 형제간들이 그분들한테 많은 미안함들 그런 부족했던 부분들이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 황 – 결국은 함께하는 가족들. 또 주변 지인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고 그런 기분들이 더 많이 든다하는 말씀이신데요. ◆ 김 – 그러면서 이제 내가 그럼 어떻게 살아야겠는가. 어떤 존재인가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더 많이 성찰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 ◇ 황 – 구체적으로 임종체험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도 좀 들려주시겠습니까? ◆ 김 – 먼저 강의를 진행하는데요. 강의와 질의응답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 가치를 먼저 찾게 해 줍니다. 그리고 명상과 유언장을 작성을 하고요. 그리고 그 유언장을 낭독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유언장을 낭독을 하면 눈물바다가 됩니다. 눈물바다가 되고 그 이후에 입관체험을 하고 그 입관, 관 안에서 명상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다 내려놓고 이제 비우고 하는 그런 과정들이 진행이 되고.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소감과 각오를 발표하는데 그때 이제 진정한 내 삶의 가치를 찾고 아, 내가 어떻게 살아야 겠다 하는 각오들이 많이 나오는 그런 시간들입니다. 그렇게 진행이 됩니다. ◇ 황 – 이 명상 시간은 한 얼마 정도 갖게 되는 거죠, 관 안에서? ◆ 김 – 관 안에서 한 25분에서 30분 정도 갖게 됩니다. ◇ 황 – 네, 굉장히 좀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인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많이 교차하겠네요? ◆ 김 – 네, 그냥 혼자 그 관 안에서 명상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게 아니고요. 진행하시는 원장님이 어떤 과정들이 있습니다. 과정들을 통해서 쭉 어떤 생각들을 해야 할지 어떤 부분들을 돌이키고 버려야 할지 이런 부분들을 쭉 안내를 해 주십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기 때문에 25분이 그냥 지나치면 긴 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데 실제로 같이 쭉 안내를 따라가게 되면 그렇게 길게 안 느끼더라고요. ◇ 황 – 그냥 있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또 이렇게 인도해 주시고 리드해 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라는 말씀이신데. ◆ 김 – 참고로 저희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참여를 했거든요. 그런데 길다는 표현을 않고요. 처음에는 굉장히 길 것 같다고 얘기를 했는데 끝나고 나서는 아주 빨리 같다. 그리고 통쾌했다라는 표현까지 쓰더라고요. ◇ 황 – 6학년 아들이 임종체험해서 명상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통쾌했다는 표현을 썼어요? ◆ 김 – 네, 소감에 그 표현 자기가 쓰더라고요. ◇ 황 – 보통 이런 체험 물론 삶을 새롭게 되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과정 체험 자체가 두려움일 수도 있고 특히 어린아이들은 그럴 텐데. 체험에 응했던 분들. 사람들의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 김 – 실제로 체험에는 말씀하셨다시피 아주 두려움을 표현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어떤 분들은 또 담담하게 임했던 분들도 계시고 또 어떤 분은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간절히 임했던 분들도 실제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체험 후에는 참 잘 왔다. 고맙다. 정말 좋은 체험이었다라는 그런 반응을 보여주시더라고요. 네, 그랬습니다. ◇ 황 – 이렇게 지금 임종체험관을 운영해봐야 되겠다라고 생각하신 그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 김 – 이제 우리가 저는 이제 장례식장을 제가 시작을 했던 게 94년부터 제가 2004년부터, 죄송합니다. 제가 이 업에 함께해 왔었거든요. 그래서 죽음이라는 부분은 제가 사실은 계속 생각을 해 왔었습니다. 해 왔는데 죽음을 도구로 일반 장례식장에서 장례 외에 죽음을 도구로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고민하던 끝에 임종체험을 생각하게 됐고요. 이제 실제로 이 체험자들의 변화를 보면서 더욱 뿌듯했는데요. 첫째 먼저 세상을 떠난 45세 아들을 가슴에 묻고 그 아픔에 시름하는 어머니가 아픔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 황 – 이 체험을 통해서요? ◆ 김 – 체험을 통해서 그 모습을 봤습니다. 또 사랑했던 아내의 죽음을 못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내의 길을 따라가려 했던 그 마음을 극복하고 회복한 노신사의 모습을 보면서 그다음에 이제 또 부부가 참여를 했는데요. 남편에게 잘 죽으세요 했던 그 아내가 남편의 임종체험을 지켜본 후에 남편에 대한 소중함과 남편을 절대 죽게하지 않을래요 하는 그 남편에 대한 애정을 회복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체험 행사를 기획하기를 너무나 잘했구나 하는 그런 뿌듯한 보람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황 – 부부끼리 왔는데 처음에는 가볍게 과정을 임했다가 그 과정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부부가 느꼈다는 말씀이시네요? ◆ 김 – 네, 남편은 참여를 하고 아내는 참관을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남편이 참여를 하는데 진행하시는 원장님께서 오늘 남편이 죽는다. 어쩌냐고 물어봤는데 아내 분이 그냥 죽으세요. 너무 아무 일 아닌 것처럼 그다음에 너무 상관없는 것처럼 그렇게 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씁쓸해하기도 했고 그 두 분의 관계가 참 이런 관계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모든 체험 과정이 다 끝나고 나서 아내가 남편 옆에 바짝 딱 붙어있더라고요. 붙어 있으면서 이제 어쩌냐고 그랬더니 절대 죽으면 안 된다고 죽으면 자기도 따라 죽을 거라고. 그 모습을 보면서 바로 이런 부분이구나라는 그런 마음들이 들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 황 – 개인적으로 우리 선생님께서는 물론 업으로써 장례 업을 하셨기 때문에 이런 데에 대한 관심이 더 크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부분에 죽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시면서 이런 업으로까지 가져가신 특별한 계기가 좀 있으십니까? ◆ 김 – 이게 사실 장례식장이야 제가 업으로 쭉 해 왔으니까 그런 부분들인데요. 저에게 이제 다가왔던 그런 변화들을 보면 임종 체험을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면서 또 경험하면서 나와 가족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더 많이 이해하는 그런 마음들. 또 일상을 생각하면서 이제 사소한 부분들 오늘 아침에도 제가 그 체험을 했는데요. 운전을 하고 오면서 앞에 차가 이제 앞에 공간이 많은데도 천천히 가더라고요. 옛날 같으면 감정이 바로 바로 올라왔을 건데. 그래도 차분하게 대처하면서 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차분해졌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고요. 또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됐습니다. ◇ 황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살면서 사소한 일 가지고 갈등하고 상처받고 또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이런 과정들을 겪게 되는데. 우리가 결국은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더 관대해지고 타인을 조금 더 존중해 주는 그런 어떤 자기의 생각과 심성도 좀 생길 수 있겠는데요. ◆ 김 – 네, 그러니까 우리 청취자분들도 너무 잘 아시겠지만 제가 모처에서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또 너무 아는 일화들, 내용들일 겁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원숭이를 잡을 때 통나무에 홈을 파서 이제 바깥쪽 홈 입구 쪽은 아주 좁게 하고 안에는 넉넉하게 파서 거기에 과일이나 그다음에 호두 같은 것을 넣지 않습니까? 넣어서 원숭이가 그 냄새를 맡고 가서 통나무 안에 과일이나 호두를 딱 잡고 있으면 그때 이제 꽹과리를 막 치게 되면 원숭이가 깜짝 놀라서. 사실은 그 손을 놓으면 자연스럽게 빠져 나와서 도망갈 수 있는데 그걸 못 놓고 매여 있어서 거의. ◇ 황 – 결국 잡힌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