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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현의 시선집중_유기데이를 맞아, 유기농업이 한국농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_강용 대표_20180531_1
◆ 강용 (이하 강) - 네, 안녕하세요.
◇ 빈 - 많이 피곤하실 것 같아요. 지금 목소리가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유기데이가 시작된 지 꽤 됐네요. 어떤 날인지 좀 소개해 주시죠.
◆ 강 - 유기데이는 2000년에 처음 만들었는데요. 우리나라에 지금 현재 유기농업을 하는 분이 약 6만 2000농가가 있어요. 그런데 항상 유기농업을 하는 분들이 사실 농사를 짓기도 힘들지만 홍보하거나 판매하기도 사실은 굉장히 힘이 들어요. 그런 유기농공산물을 소비자들이 기억할 수 있는 날을 만들자고 해서 6월 2일, 읽으면 유기 이렇게 되니까. 그래서 유기농업을 기억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날을 만들자 해서 만든 게 유기데이입니다.
◇ 빈 - 유기데이에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유기농산물. 보통 우리가 유기농, 유기농 그러는데. 유기농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세요.
◆ 강 – 유기농은 우리나라의 제도적인 의미로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친환경 농산물 그러면 유기재배 무농약재배입니다. 농약은 사용하지 않지만 화학비료는 사용할 수도 있는. 그리고 유기재배, 무농약재배를 친환경이라고 하는데요. 이건 이제 우리나라의 제도적 규정이고. 우리 농업인들이 하는 가치의 기준은 뭐냐 하면 인간과 자연이 함께 건강할 수 있는 그런 농업을 하는 거죠.
◇ 빈 - 그런데 이게 이렇게 하기에 꽤 힘들지 않습니까? 저도 시골에서 살아봤습니다마는 농사짓기가 제일 힘들고. 또 이 조건을 맞추기가 더 힘들지 않습니까?
◆ 강 - 힘들죠. 왜냐하면 가장 힘든 이유는 물론 일반적인 개념으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산물을 재배하는 게 힘들 수도 있는데. 사실 원래 인간이 먹던 것은 농약을 안 한 거였잖아요. 그런데 농약이 개발되면서 한 60여 년 전부터 농약을 사용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과거하고 달라지고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 힘든 거죠. 생산량의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고. 진짜 인간이 먹어야 할 가치 중심으로 본다면 그렇게 돌아가야 되는 건데. 돌아간다는 게 원래 힘든 거잖아요.
◇ 빈 - 그렇죠. 지금에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편한 거에. 그런데 가치에 무게중심을 둬버리게 되면 가치에 대한 어떤 보상을 해 줘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가격이 좀 올라간다든가 먹기가 좀 힘들다든가.
◆ 강 -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를 들어서 농약 한 번 하면, 풀밭에 풀이 많으면 농약 한 번 하면 1만 원이면 할 수 있는 것을 친환경농업 하는 분들은 굳이 5만 원, 6만 원 정도 일당을 주고 5명, 10명이 풀을 멥니다.
◇ 빈 - 뽑아내야죠.
◆ 강 - 그러니까 당연히 친환경농산물의 원가가 아무래도 비쌀 수밖에 없죠. 그런데 농민들도 친환경농업을 하는 중에 자기가 실제로 농약의 해라든지 이런 걸 겪어서 아시는 분들이 많아요.
◇ 빈 - 그렇죠. 여름철 같은 경우에는 농약 하시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가 있는데. 일단 이렇게 친환경농업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먹을거리도 먹을거리입니다마는 농사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어떤 환경에 대한 문제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 강 - 우리가 얼마 전에 비닐이나 페트병 때문에 쓰레기 대란이 한번 일어났었잖아요. 그런 쓰레기 대란이 결국은 페트병이라는 것 때문에 무한할 줄 알았지만 유한한 공간이잖아요. 우리가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자연 속에 있는 화학에 대한 것도 저는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유기농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이제 그것을 아직 깨닫지 못한 거고 결국은 우리의 후손들이 깨달을 수도 있겠죠. 가까운 예로 작년인가 닭 DDT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 농약은 거의 40년 전에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겁니다. 최초에 그 농약이 개발됐을 때는 기적의 약이라고 해서 그걸 제초제로 만든 사람은 노벨화학상을 받았어요. 그런데 불과 몇십 년 뒤에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그런 안 좋은 거로 돼서 사용 금지가 됐어요.
◇ 빈 - 최대 적이 되버렸죠.
◆ 강 - 할아버지 때 뿌렸던 그 농약 때문에 몇십 년 뒤에 우리 후손인 그분들이 농약을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피해를 보고 폐농을 했잖아요.
◇ 빈 - 그렇죠. 지금 유기농, 농약에 대한 어떤 나쁜 점들. 지금 우리 많이 인식하고 있습니다마는 당시 유기데이를 만든다거나 학사농장이라든가 당시 관심을 가졌던 2000년대라든가 90년대 말에 대표님이 가셨을 때는 주변에 그렇게 많이들 모르고 있었을 때인데요.
◆ 강 - 많이들 몰랐죠. 저희 농장에 아픈 분들이 좀 많이 찾아왔어요. 아파야 비로소 찾아올 수밖에 없는. 그 당시에 생각들이 그랬었잖아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아파야 찾아올 수 있는 게 아니라 평소에 친환경을 먹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관심을 갖게 하자. 그래서 선행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서 그때 이제 유기데이를 만들었죠. 그러니까 사실은 소비자가 유기농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알아서 안 다음에 온다면 그건 저는 좀 늦은 거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게 대중화를 시키는 그런 운동의 차원으로 시작한 게 유기데이입니다.
◇ 빈 - 처음 시작할 때가 상당히 젊으셨어요. 대학 막 졸업하고 하셨어요?
◆ 강 - 제가 이제 농대를 나왔는데요. 물론 꼭 농대를 나와야 농사를 꼭 잘 짓거나 그렇지 않겠지만 제 꿈이 농부여서 농대를 갔고.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농사를 시작을 해서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된 거죠.
◇ 빈 - 처음에 그걸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친환경이라든가 유기농에 대해서.
◆ 강 - 친환경을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는 않았는데요. 사실 제가 어렵게 농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농약값이 없었어요.
◇ 빈 - 농약값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친환경으로 재배를 할 수밖에 없었던?
◆ 강 - 그래서 하다 보니 제가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저도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그때부터는 농약 그러니까 친환경농업에 어떻게 보면 신봉자가 됐죠.
◇ 빈 - 그래서 어떻게 보면 회사 이름도 학사농장. 제가 처음에 접했을 때는 몰랐어요. 이게 무슨 뜻이지, 학사농장?
◆ 강 – 학사농장. 이렇게 처음 이름을 지으니까 저는 학교 다닐 때 순수한 마음으로 평생 이렇게 농업을 하자. 이런 생각 때문에도 그랬지만 학사농장 그러니까 대학만 나와야 농사를 짓느냐고 시비 거는 분들도 사실 있었어요.
◇ 빈 - 졸업장 가져와야 되느냐.
◆ 강 - 학사 농장의 뜻은 일 사 자를 써요. 항상 배우면서 일하자. 이런 뜻입니다.
◇ 빈 - 부모님이 당시만 해도 대학까지 소위 말해서 가르쳐놨는데 농사짓는다고 하면 당신들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절대 농사를 짓지 않게 하기 위해서 대학을 보내는 세대가 그때 세대거든요. 어떠셨습니까?
◆ 강 - 저희 아버님의 꿈은 저희 아버님이 바라는 저의 미래상은 과거의 전원일기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큰아들이 있어요. 그래서 군청에 취직해서.
◇ 빈 - 공무원.
◆ 강 - 집에 부모님도 모시고 시골에서 왔다갔다 하는. 이거였는데 제가 그렇게 팔자가 안 되는 모양이에요.
◇ 빈 - 아버지 저 농사지을랍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요?
◆ 강 - 거의 호적 파는 수준이었죠.
◇ 빈 - 정말 그 분위기를 제가 현장에 없어도 알 것 같습니다.
◆ 강 - 실제로 제가 반대를 무릅쓰고 농사를 짓고 나서 제 사업장에 7년 만에 처음 오셨어요, 7년 만에. 요즘에는 사실은 농업을 많이 권하잖아요.
◇ 빈 - 지금 부농도 많고요.
◆ 강 - 그때는 특히 학교 졸업하고 농사를 지으면 좀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그랬었고 당연히 어른들도 그러셨죠.
◇ 빈 – 언제 보니까요. 지금 농사에 대해서 다르게 접근을 해야 하는 게 해남에서 고구마를 키우는 젊은 친구가 있더라고요. 1년 매출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저희가 생각하는 예전에 저 어렸을 때 고구마는 그냥 구황작물이었고 간식거리. 그리고 시장에 내다 팔아도 싼값에 나가는 거였는데. 지금은 다이어트부터 시작해서 건강식으로 완전히 탈바꿈 됐잖아요. 그게 이제 어떻게 보면 농약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기농으로 했기 때문에 그런 대접을 받는 걸 수도 있을 것 같고요.
◆ 강 - 사실은 농산물은 그대로인데. 고구마가 구황식물에서 여러 가지 식품의 형태, 기능성 식품의 형태로 바꾼 것뿐이잖아요. 사실 고구마는 그대로 있어요. 우리들의 생각과 개념을 바꾸고 그것을 세척하고 유통하는 그 과정만 바꿔줘도 업그레이드가 됐었죠.
◇ 빈 – 상품 가치가 달라져버리는 거죠.
◆ 강 - 앞으로의 농업은 이제 고구마가 그렇게 변모했듯이 지금의 일반적인 것들이 다른 형태로 상품화가 되면 농업이 새로운 또 다른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빈 - 이게 지나고 보면 고구마가 참 아무것도 아닌데 이 생각을 왜 못했지 하는데 그때는 못하는 것 같아요.
◆ 강 - 그걸 제일 처음에 또 고구마를 바꾼 사람이 우리 전라도 분이에요. 그래서 우리나라 고구마의 판도를 바꿔놨죠, 어마어마한 시장으로.
◇ 빈 - 그러니까 이런 것 보면 지금 양파 대란이잖아요. 다 농사가 잘 안 되고. 또 어떨 때는 배추가 너무 많이 나오고. 이런 걸 어떻게 생각을 바꿔서 많이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 지금은 현재 사업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와 있습니까?
◆ 강 - 지금은 이제 저희들하고 같이 유기농업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150농가 정도 되고요. 그다음에 친환경 전문매장 그다음에 친환경 전문업체에 납품하는 그런 규모. 그리고 이제 궁극적으로는 가정소비가 줄어들고 외식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외식소비를 선도를 할 수 있는 그런 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친환경 분식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지금 만들어가고 있어요.
◇ 빈 – 그러고 보니까 대표님은 그 전에 여러 가지 많이 하셨어요? 친환경 매장도 하셨고. 저도 가봤습니다. 뷔페집도 하셨고, 친환경 뷔페. 성과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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