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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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행복했을텐데.." 5.18기념식에서 추모사 읽은 김소형씨에게 5.18이란?_5.18 유가족, 김소형씨_시선집중광주_2010524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15~07: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정유라
■ 진행 황동현 PD
◇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지난 18일, 제 37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방금 들으신 김소형씨가 돌아가신 아버님께 띄운 추모의 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 김소형씨를 묵묵히 따라가 안아주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속에서도 우리 지도자의 새로운 면모를 또 발견하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그날의 주인공 김소형씨 전화 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5.18 유가족, 김소형씨(이하 김) - 안녕하세요.

◇ 황 - 방금 5.18 기념식에서 김소형씨께서 직접 낭독하셨던 편지를 좀 들려드렸는데요. 그 때 이 편지를 어떤 계기로 낭독하게 되셨나요?

◆ 김 - 이번 5.18 행사를 특별하게 하고 싶다고 해서 편지를 낭독을 하면 어떻겠냐 해서 제가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 황 - 아버지께서 김소형씨가 태어난 것을 보기위해서 오시다가 사망하셨단 사실을 언제 알게 되셨어요?

◆ 김 - 정확히 알게 된 것은 저희 아빠가 완도에서 광주로 제가 3학년 때 이장을 하셨어요. 그 때 정확히 알게 된 거고 또 제가 아주 어릴 때는 저희 가족 모두 제가 아파하고 상처 받을까봐 외국으로 돈벌러가셨다,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주위의 잠깐잠깐 듣는 말이 있잖아요. 어느 땐가 아빠가 천국에 가셨어 하길래 사실 저는 어느 한편에는 전쟁에 나가서 돌아가셨나 그런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거든요. 정확히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장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 황 -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여러 희생들 속에서 아버님의 희생도 있었던 건데요. 80년 5월 가족을 잃어버리신 분들 김소형씨처럼 아버님을 이렇게 잃어버린 분들에게 좀 가슴 아픈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요. 80년 당시 아버님 돌아가시고 살아오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셨을 거 같아요. 김소형씨에게 5.18은 어떤 의미인가요?

◆ 김 - 사실 5.18은 저에게 슬픔 그 자체 인거죠. 저도 살아오면서 해년마다 5.18이 오고 해년마다 슬프지만 이게 치유는 되지 않고 그냥 또 5.18이 오면 슬프고 이런 슬픔자체였어요.

◇ 황 - 그러면서 또 하루하루를 살아 가야되는 것이고 치유는 되지 않는 상태에서 5.18에 대해서 진상규명 때가되면 이런 말을 하지만 또 가해자들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고 이런 것들 많이 굉장히 가슴속에서 뭉쳐 계셨을 텐데 편지글을 통해서 많이 풀리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선생님 어떠세요?

◆ 김 - 사실 편지 낭독 전에 대통령님께서 기념사 하실 때 정말 속 시원하게 제가 듣고 싶은 말, 유족 분들이 다 원했던 그런 말들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미 그때부터 감격스럽고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많이 났었거든요.

◇ 황 - 그래서 더 아버님께 보내는 편지글이 절절하지 않았나 싶고요. 선생님께서 아버님께서 보내는 편지글을 낭독하는 전국에 많은 분들이 보면서 함께 울고 함께 눈물 흘렸던.. 그런 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김 - 네. 너무 감사드려요.

◇ 황 -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뒤를 묵묵히 따라가서 김소형씨를 앉아주시던데 그 때 대통령이 뒤에 따라가고 있단 사실을 모르고 계셨나요?

◆ 김 -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실 저도 너무 많이 울고 있었기 때문에 앞쪽에서 뒤로 바라보라고 했을 때 잘못한줄 알고 그랬는데 오시고 계시더라고요. 그 순간 서럽다 해야 하나. 그리고 감정에 복받쳐 올라가지고 사실 주저앉아서 목 놓아 울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침 따듯하게 앉아주시니까 한 쪽 어깨를 빌려주셔서 정말 서럽게 울었어요.

◇ 황 - 어떻게 보면 대통령께서 해준 포옹 한 번이 지금까지 아프게 살아오신 김소형씨의 모든 마음을 다 어루만지지는 못할지 몰라도 일부 어루만져주고 상처를 감싸 앉아주지 않았을 까 생각이 드네요.

◆ 김 - 네 맞아요.

◇ 황 - 많은 분들이 그것을 보면서 많은 유족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치유과정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요. 어머님은 생존해계시죠?

◆ 김 - 네. 그렇죠.

◇ 황 - 어머님께서 이번에 37주년 5.18을 맞이하시면서 이전의 5.18과 지금의 5.18이 달라졌다 이런 이야기도 하셨을 거 같아요?

◆ 김 - 네. 근데 사실 엄마랑 그 후로 저희는 서로 이야기 하는 자체가 아픔이라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엄마도 그냥 따듯하게 안아 주시더라고요.

◇ 황 -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을 하셨는데 결국은 기념사에서 여러 가지 약속들을 하셨잖습니까. 진상규명도 하겠다. 헌법 전문에도 5.18 정신을 기록하겠다. 라는 했는데 김소형씨 생각하시기 에는 5.18이 우리사회에서 이제는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해야한다 생각하십니까?

◆ 김 - 이제는 다른 말에 휩쓸리지 않고 5.18 정신 자체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너무 많은 분들이 희생하고 아픔 속에 아파하고 계시잖아요. 그 정신만은 정말 잊지 않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황 - 이제는 상처를 좀 더 치유하시고 밝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 함께 나갈 수 있는데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 -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김소형씨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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