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시는 지난해
다목적 체육관 3개를 잇따라 지었습니다.
혈세 수백억원이 들었는데
준공 1년이 다 되도록
제대로 운영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수요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광주MBC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 광산구 빛그린 산단.
건물들이 듬성듬성 있는 이곳에
체육관이 지어졌습니다.
이 체육관을 짓는데 100억 원이 들었는데,
하루 이용자가 10여명 수준으로 예상돼
1년 가까이 문을 닫고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 시립광주 빛그린체육관은
매달 시설유지비로만 200만원을 내면서
준공한 지 1년이 다되도록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각각 76억 원, 100억 원을 들여 만든
무등과 평동 체육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수영장 등록 회원이 없어
수영강사조차 고용하지 못하고 있고,
운영시간도 다른 수영장보다 줄였습니다.
내부 시설도 엉망입니다.
평동 체육관에서는 환기 시설이 없고
녹슨 물이 계속 떨어져
시민들에게 개방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비좁게 설계된 수영장 탈의실의
수용인원을 늘리기 위해
목욕탕에 있는 옷장보다
작은 크기의 옷장을 다닥다닥 붙여놓았습니다.
* 김성호 시립광주 평동체육관 소장
"탈의 공간이 현재 협소하게 설계가 돼있어서
그 부분은 광주시와 유기적으로 협조해서
확장이라든가 다른 대안을 마련할.."
무등과 평동 체육관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100여명 수준으로
규모가 비슷한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수영장
하루 평균 이용객 수 450여명의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 이영희 / 무등 체육관 수영장 이용객
"많이 불편해요. 저희들도 이제 사람이 많으면
양말도 들고나와서 밖에서 신고.. (옷장) 위 칸을 열었다,
그럼 밑에 칸에 옷을 내면서 (머리를) 찧고.."
수백억 원을 들여 지어 놓고도
시립 체육관들이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주시가 체육관을 지을 때
주민 수요조사조차 하지 않고
부지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광주시는 건물이 다 지어지고 나서야
체육관 수입이 얼마나 나올지 조사를 했는데,
빛그린 체육관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여명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놨습니다.
결국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1년 가까이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겁니다.
체육관 부지를 선정할 때
수요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광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 절차를
따랐을 뿐이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시민 혈세 300억 원 가까이 들여 만든
체육관 3곳이 모두
부실하게 지어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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