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의 진실을 담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인
'체로키 파일' 추적 연속보도
미 국무부에서 생산된
체로키 파일을 직접 작성했던
미국의 고위 관료를 직접 만났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광주문화방송은 이 인물을 상대로
여러차례 인터뷰를 통해
44년 전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되짚어봤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미국 정부의 심장부인 국무부입니다.
44년 전 국무부에서는
광주 5.18에 대한 정보가 모였는데요.
미국의 주요 관료들은
이 수집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한국과 광주에 대한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했습니다.“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이 진압되기 하루 전,
당시 미국 국무부 한국 과장이었던
리치씨가 작성한 체로키 파일입니다.
광주에서 인민재판이 열려
처형을 하고 있다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 로버트 리치 / 1980년 당시 미 국무부 한국 과장
((비밀 전문에서) 인민재판이 설치됐다고 업급했고..)
"처형"
자신이 쓴 문서를 44년 뒤 다시 보게된
리치씨는 이러한 왜곡 정보를 어디서 들었냐는 질문에
신군부로부터 해당 정보를 들었다고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 로버트 리치 / 1980년 당시 미 국무부 한국 과장
"우리는 이런 정보를 서울에서부터 받았습니다.
(대사관입니까, 아니면 한국 정부입니까?)
일부는 한국 정부(신군부)에서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가 진압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인민재판 등 거짓 정보를 미국에 흘렸을 것이라는 의혹이
해당 문서 분석을 통해 제기돼 왔는데,
이 문서를 작성한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도
일치하는 진술이 나온 셈입니다.
이후 리치는 신군부에게 들은 이 내용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정보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리치의 체로키 파일 중
주목할만한 문건의 존재도 확인했습니다.
10일에 걸친 광주 항쟁이 끝난 직후,
리치 과장은 자신의 직속 상관인
홀부르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차관보에게
또다른 전문을 남겼습니다.
* 로버트 리치 / 1980년 당시 미 국무부 한국 과장
"직속 상관에게 보낸 전문 마지막에 이렇게 썼습니다.
'(광주 항쟁이 끝나고) 기념비가 세워진다면,
그것은 당시 고통받았던 광주 시민들에게 바치는
기념물이 될 것이다'라고요.
왜냐하면 그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5.18을 신군부 세력의 정당한 진압이
아닌 민주화를 위한 시민들의 투쟁이었음을
인정하는 중요한 전문이지만,
팀셔록 기자나 5.18 조사위가 입수한
문건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껏 공개된 것보다
더 많은 비밀 전문이 아직도 미국의
어디엔가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 전갑생 /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공개된 자료는 그렇게 많지가 않잖아요. 광범위하게 좀 묶어서
좀 기밀로 처리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근데 그거에 대해서
저는 위치는 알고 있을 거다."
리치씨는 지난 2월, 이 문서를
국무부 한국과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미국의 연방 정보자유법(FOIA) 사이트에 접속해
해당 문서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정보공개가 결정돼 문서를 입수하는대로
추가 보도하겠습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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