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원형 보존” vs “수질 개선” 풍암호수 사업 계획안 '팽팽'

주현정 기자 입력 2023-03-06 19:43:28 수정 2023-03-06 19:43:28 조회수 1

(앵커)

광주 도심에서 가장 큰 풍암호수의 수질개선 문제를 놓고

좀처럼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호수의 외형은 원형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민협의체 의견과,

수질을 개선하려면 일부 외형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 결과가 엇갈리면서 갑론을박이 거셉니다.



주현정기자가 양측의 입장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1년 내내 호수 전체가 초록빛을 띄는 풍암호수.



일대 오수와 빗물이 유입되는 우수관 주변으로는

마치 기름때 같은 부유물도 둥둥 떠다닙니다.



그나마 지금처럼 기온이 낮은 겨울은 좀 나은 편.



무더위가 시작되면 악취가 날 정도로 나빠지는
수질을 개선하는 문제는 풍암호수 관리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여러 차례 수질 개선 사업도 진행됐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광주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민간사업자로부터 농어촌공사 소유의 호수를 사들이게 한 뒤

수질 개선 시설비로 270억원을 추가 투입해

현재 '나쁨' 수준의 수질을 '보통' 단계까지는 끌어 올리겠다는 겁니다.



생활오수 등 오염원의 직접 유입을 차단하고,

호수 바닥도 일부 매립해 현재 2.8m 수준인 평균 수심을 1.5m로 낮춰

담수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

수월한 물 관리가 가능해 수질이 향상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 김은일 풍암호수 수질개선 T/F 위원장ᐧ전남대 교수

"광주시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제공될 것인가가 핵심이잖아요.

관리비용이 늘어나면 그건 시민의 세금으로 들어가는 건데,

무조건 원형을 보존해서 어떤 실익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



지난해 이러한 사업 계획이 공개되자

일대 주민들은 협의체까지 꾸려 강력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호수 매립은 '안 될 말'이라며

수질 문제보다 '지금 그대로의 풍암호수'가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근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면담하고

원형보존에 동의하는 주민 8천명의 서명도 전달했습니다.



* 민태홍 중앙근린공원 조성사업 주민협의체 회장

"호수는 우리 지역의 간접자본입니다.

더 넓히면 넓혀야지, 더 줄인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원형 보존 확정 후) 그때 가서 수질 개선을 차근차근 논의해보고."



깊어지는 갈등에 사회적 합의가 더 요원해지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이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

우리 모두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주현정입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