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 장성에는 제철 채소와
갖은 양념을 버무린 뒤
순수하게 발효만으로 완성하는
'집장'이 있습니다.
유산균이 풍부해 배앓이에도 좋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쌈장 대용으로도
딱이라고 하는데요.
이제는 사라져가는 집장을 이어가는
임화자 명인의 조리 과정에 함께했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집장 만들기가 한창인
장성의 한 전통식품 연구소.
콤콤한 냄새와 함께 등장한 쌀죽은
20일의 발효를 막 마쳤습니다.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이렇게 '뚝뚝' 떨이지게 해야됩니다.
주루룩 떨어지는게 아니라.."
냄새를 잡기 위해 메주가루를 넣고,
가지와 고춧잎 등 5가지 야채,
양념을 잘 버무려 다시 일주일을 기다리면..
고추장도 된장도 아닌 모습의
이름도 생소한 집장이 완성됩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야채즙의 깊은 맛이 나
그대로 밥 반찬으로 먹거나,
고기먹을 때 쌈장 대용으로 딱입니다.
김봉화 명인은
지난 1996년 화려한 폐백음식 일색이던
전통음식 경연대회에 홀로 집밥을 주제로
집장을 선보여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 김봉화 / 장성 남도음식 명인
"장성군을 알리기 위해서 발효음식만 꾸준히 했습니다.
27~8년을 한 번도 다른 음식으로 바꿔보지 않고
발효 음식 쪽으로 해서 성공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이곳 필암서원에서 먹던 집장 조리법이
마을로 퍼져나가면서
지금의 장성 '집장'이 만들어졌습니다.
조선 중기 호남 대표 유학자였던
김인후 선생이 공부로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찾던
'집장'이 지금까지 이어진겁니다.
* 류맹자/(전)송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끓이지 않고 발효만 시키기 때문에
훨씬 많은 유산균이랄지 또는 생겨나는
여러 가지 균들을 더 많이 섭취할 수가
있다고 볼 수가 있겠죠."
채소가 들어가 채장,
두엄에 넣어 발효시키던 모습에서
두엄장으로도 불리기도 하는 집장.
된장, 간장이 봄이면 똑 떨어지는
집들이 많았던 옛시절,
떨어진 재료를 보강하기 위해
재철 재료를 써 영양은 물론
새로운 맛까지 챙겼던 조상들의
슬기가 담긴 남도 음식입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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