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화 인권으로 하나된 제주-광주 학생들

임지은 기자 입력 2023-04-07 20:46:14 수정 2023-04-07 20:46:14 조회수 0

(앵커)

한국 현대사에 가장 큰 아픔을 간직한

두 지역, 제주와 광주가

미래세대를 위해

손을 맞잡았습니다.



4.3과 5.18에 대한 공동 교육으로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제주문화방송 이소현 기자와,

광주문화방송 임지은 기자가

함께 취재해 보도합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이 곳은 75년 전 제주 4.3 당시

주민 200여 명이 숨지고, 마을마저 불에 타버린

한라산 중산간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오늘 이 곳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수업이 열려 찾아왔습니다.



진지한 눈빛으로 앉아있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



화면 속 선생님은 75년 전 군인과 경찰에

가족 7명을 잃은 황요범 할아버지입니다.



* 황요범/ 4.3 명예교사(4.3희생자 유족)

"마을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당황하는 아우성과 불이 타기 때문에

짐승들이 빠져나오지 못해 우는 울음소리가 마을을 진동했다고 해요."



국가폭력에 의해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숨진 제주4.3을 직접 마주하는 자리.



책만으로는 온전히 느낄수 없었던

4.3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 강산하 / 제주 광령초 5학년

"우리 마을에도 4·3 때 불에 탄 나무가 있는 데 다른 마을도 불에 타고,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하니까 너무 끔찍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수업이 더욱 특별한건

제주에서 직선거리로 200km 정도 떨어진

바다 건너 광주 친구들도 함께 한다는 점입니다.



참여학교만 모두 8개, 30개 학급에서

68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했습니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보다는

함께 공유한 역사의 아픔들을 나누며

생각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 김경서 / 광주 대촌중앙초 5학년

"피로 물든 붉은 섬에서 세계 평화의 섬으로 되기까지

제주 사람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 황요범/ 4.3 명예교사(4.3희생자 유족)

"아무런 죄가 없이 세상을 뜬 것에 대해 명예회복을 위해서 애를 쓰고 있고요."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그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던 광주 학생들은



힘든 시간을 이겨내온 유족들과 도민들의 삶을

마음 속 깊이 이해했습니다.



제주 4.3과 광주 5.18은

국가 폭력에 의해 비극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아픈 현대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 회복의 속도가

더디기만 한다는 점도

미래 세대가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 송명희 / 광주 대촌중앙초 교사

"제주 4.3사건과 5.18 속에 같이 들어 있는 평화 인권,

어떻게 하면 역사를 좀 더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시민 의식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제주 4.3 수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두차례에 걸쳐

광주 학생독립운동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교육이 이어지는 만큼,



두 지역 학생들 사이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교류 수업이 모두 끝나면,

광주 학생들과 제주 학생들이

서로의 지역을 방문해 역사를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평화*인권 캠프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제주 #4.3 #광주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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