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집에 밑줄도 못 그어요".. 외면 받는 학교 밖 청소년들

임지은 기자 입력 2023-06-21 20:46:00 수정 2023-06-21 20:46:00 조회수 0

(앵커)
교육청이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 급여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수십만 원씩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돈으로 학원도 다니고,
참고서도 사서 공부를 하는 건데요.

그런데 학교 밖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은
법에 지급 근거가 없어 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맞춤형 대책도 없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집중취재
먼저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친구들의 괴롭힘에 자퇴를 선택한 18살 김 양.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교육청으로부터 매년 65만 원씩
교육 급여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돈으로 문제집을 살 수도
학원을 다닐 수도 없습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은
교육급여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OOO / 김 양 어머니
"이런저런 교육에 필요한 부분에 써야 될 돈이 분명히 필요할 텐데
아예 이제 학교 밖 청소년이어서 교육급여를 받을 자격이 안 된다고 하니까요."

학교를 자퇴한 이후 김 양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청소년 지원센터에 나가고 있지만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선배들에게 검정고시 교재를 물려받았지만
본인 책이 아니다보니
밑줄 하나 긋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교육청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로
보내주는 문제집은
한 과목당 10권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책을 가지고 공부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센터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만 백명을 훌쩍 넘습니다.

* 김 양 / 학교 밖 청소년
"문제 풀 때 다른 학생들이 또 써야 되니까..
옆에 다른 공책 같은 거 펼쳐 두고
계속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쓰면서 그런 점이 좀 불편하죠."

이 곳 학교 밖 청소년 센터엔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4백여 명의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러 모입니다. 

일반 학교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지원 대책은 현실에 비해 못미칩니다. 

거점형 센터의 경우 
지방 보조금과 국비가 합쳐져
매년 5천 8백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수백 명의 학습 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거점형 센터보다 작은 센터들은 
이마저도 지원 받지 못합니다. 

* 황수주 / 광주북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소장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뒀을 때 검정고시 학습 지원에 대한
욕구가 제일 큽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한테 일반 공교육의 학생들 같이
똑같이 
어떤 대등한 수준의 지원이 됐으면 좋겠다." 

학교를 다니다가 중단을 선택한 청소년들이 
매년 천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지역 사회의 더 세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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