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원들의 해외연수, 기행문 보고서에 술까지‥심사마저 형식적

입력 2024-06-12 11:13:54 수정 2024-06-12 11:13:54 조회수 19

(앵커)
대구에서는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  
일부 기초의원들이 술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의장이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 다른 의회 의원들은
기행문에 가까운 내용들로 채운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대구문화방송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 오전, 대구 달서구의회.

정순옥 의원과 김해철 의장이 고개를 숙입니다.

* 김해철/대구 달서구의회 의장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의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5월, 구의원 등이 참여한 국외 공무 출장에서
술판과 쇼핑 등 부실 연수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구의원 12명과 의회 직원 3명 등 15명은
6박 8일 일정으로 5천250만 원을 들여
호주와 뉴질랜드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부터 술을 마시는 등
연수 내내 음주가 이어졌다, 쇼핑센터를 방문했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김해철 의장은 어떤 부분을 인정해
사과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습니다.

* 김해철/대구 달서구의회 의장
"(술, 쇼핑 외유성 연수 논란 많았잖아요.
어떤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시고 어떤 부분을 사과하는건지)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필요한 조치를 진상 규명이 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전보다는 개선된 연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 김해철/대구 달서구의회 의장
"제가 봤을 때 개선이 많이 되었습니다.
국외공무 심사위원회를 통해서 계획대로 추진되었습니다."

지난 4월, 대구 북구의회 소속 의원 7명과 사무직원 4명 등
11명은 7일간 호주로 
공무 국외 연수를 떠났습니다.

이들의 연수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지방의원들의 국외 공무 연수를 접하는 시선은
늘 차갑고, 무겁다"던 이 의원.

"한국은 공기청정기가 열 일을 해도 콧속이 답답하다." 
"언젠가부터 당연시되어있던 환경이
호주의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에 몸서리치게 그리워진다." 

해외 연수를 통해 구정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기행문 형식의 느낌을 담았습니다.

호주의 농산물 도매시장을 둘러본 또 다른 의원은 
"우리 한국 농사 실력, 대단하다"며 감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구정에 반영할 지는 
보고서에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썼는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 김순란/대구 북구의회 구의원
"보고서는 그냥 제가 느낀 그대로, 제가 생각한 대로,
느낀 그대로 쓴 것뿐입니다. 글 쓰는 솜씨가 부족하다 보니까.. "

첫날 방문한 블랙타운시의회에는
정작 시장과 시의원 일부가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대구 수성구에서 자매결연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전 만남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은 채 현지로 떠난 겁니다.

이들의 연수 비용은 3천 112만 원.

1인당 282만 원을 들여 쓴 해외 연수 보고서입니다.

연수 전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데, 
이마저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구 군위군의회 심사위원회에서
해외연수와 관련해 2차례 심의가 열렸습니다.

의정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걱정도 있었지만, 

이전에 같은 장소를 다녀온 적 있는지, 
군 의정에 잘 접목해달라는 당부의 말이 대부분입니다. 

북구 등 일부 구의회는 비행기표를 구매한 뒤 심의를 했습니다.

시민단체는 해마다 해외 연수가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조광현/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직접적으로 정책에 관련이,
반영이 되거나 그런 부분은 거의 없다고 생각이 들고요."

올해 상반기, 대구 구군 의회 9곳 가운데 
5곳이 다녀온 해외연수에는 
세금 2억 9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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