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름뿐인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송정근 기자 입력 2021-03-26 20:20:00 수정 2021-03-26 20:20:00 조회수 1

(앵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지정된 아시아음식문화거리.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지금까지 수십억 원의 예산이 지원됐지만
지원을 받아 문을 연 음식점 가운데
절반이 폐업할 정도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합니다.

송정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네온사인이 빛나는 광주 구시청 사거리.

'아시아음식문화거리'라는 대형 조형물이
세워져 있지만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현철/대학생
"아 여기는 술집밖에 없지 않아요? 술집밖에 없어가지고 살짝 뭐라고 해야 되지 그냥 노는데? 술 먹는데? 그런 데로 알고 있었어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가까운 이곳은
지난 2014년
아시아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이 거리를 주로 찾는 젊은이들에겐
밤늦도록 술 마실 수 있는
공간쯤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인터뷰)
윤다규미(좌) 정보영(우)/대학생
"주로 구시청은 어떻게 나오세요?"
"술 마시러요, 식당 같은 데 가도 늦게까지 하는 데라서 오는 거지 딱히 막 찾아서 오거나 하지는 않아요.."

낮의 모습은 어떨까?

(스탠드업)
저는 지금 구시청 사거리에 조성된
아시아음식 문화거리에 나와 있습니다.

이름부터 생소한 거리,

점심 장사가 한창이어야할 낮 시간대이지만
가게문은 닫혀있고,
시민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사업이 시작된 이후 7년동안
이곳엔 15곳의 식당이
지원을 받아 문을 열었습니다.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도로환경을 정비하는 데 들어간 예산이
국비와 시비 등을 합쳐 모두 40억 원.

하지만 식당 8곳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7곳만 남아 있습니다.

문화전당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낮 시간대 유동인구가 적어
수지를 맞추기 어려웠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아
식당들이 줄줄이 폐업했습니다.

(인터뷰)권영덕/
아시아 음식 문화 거리 입점 음식점
"홀 손님 받는 영업을 포기하고 저도 배달이나 도시락 쪽으로 아예 업종 전환을 했어요. 최대한 적자를 모면하려는 취지에서 하다가 보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남아 있는 음식점 가운데 3곳은
자메이카와 미국,멕시코 등
아시아와 거리가 먼 나라의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유동인구와 상권에 대한 분석이나
차별화된 음식 콘텐츠가 부족하다보니
당초 기대와는 엉뚱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광주 동구는 아시아 음식을 더 홍보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거점 공간을 마련해
상권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양진철/
광주시 동구청 문화기반조성 계장
"앞으로는 수요자 중심에서 조금 더 이 거리를 찾는 분들이 어떠한 필요성과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지 저희가 더 많은 의견 수렴을 통해서 그 매력 요소를 충족을 해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거창했던 계획과는 달리
이름만 남은 아시아음식문화거리에는
오는 2023년까지
예산 1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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