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버지로서 자랑스럽다"...그 날 광주의 함성

이재원 기자 입력 2021-05-19 07:35:00 수정 2021-05-19 07:35:00 조회수 0

◀ANC▶
지난주 5.18 직전,
광주에서 열린 민족민주화성회의
현장 육성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해드렸죠.

평화적인 민주화성회에선
라디오 가게 주인과 같이
평범한 시민들도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무차별적인 폭력과
잔인한 조준 사격이 벌어지기 직전,

뜨거웠던 광주의 육성을 전해드립니다.

홍진선 피디입니다.
◀END▶
◀VCR▶

1980년 5월 14일,

전남대 학생들이 정문을 뚫고 나갑니다.

◀ S Y N ▶
"같이 죽고, 같이 산다. 좋다 좋다.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기 원한단다."

그리고 옛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성사시킨 민족민주화성회...

◀ S Y N ▶ 1980년 5월 14일 / 문석환
"국기에 대하여 경례! 전남대 총학생회장 박관현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겠습니다."

그 날, 집회를 진행했던 주인공은
23살의 전남대 학생 문석환 씨입니다.

◀ S Y N ▶
"옛날 목소리구만"

젊은 날 품었던 비장했던 각오는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INT▶
문석환 / 80년 5월 민주화성회 사회자
"그때 사회를 진행하면서 내가 이렇게 죽을 수도 있고 죽어도 좋다, 이런 열정으로 분수대에 섰던 기억이 나요."

다음 날에도
민주화성회는 평화롭게 이어졌습니다.

◀ S Y N ▶ 1980년 5월 15일
"민족 민주화 성회를 개최하겠습니다."

이번엔 평범한 광주의 시민들이
스스럼없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 S Y N ▶ 광주의 라디오 가게 주인
"나는 광주시 서구 서1동 82-1번지에서 라디오방을 하고 있는 일개 시민으로서 내 자식과 같고 내 형제와 같고 내 손자와 같은 여러분 학생들이 // 민주 회복을 위해서 투쟁한 데 대해서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식 같은 학생들을 격려하는 목소리엔
뿌듯함이 묻어납니다.

◀ S Y N ▶ 광주의 라디오 가게 주인
"네가 목이 쉴 정도로 민주 회복을 위해서 데모를 했다는 데 대해서 아버지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환호)

시민들의 응원은
자발적이었고...열렬했습니다.

◀ S Y N ▶ 이름없는 시민
"갑자기 올라와 내용이 부실한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뜨거운 햇볕을 맞으며 도청 앞에서 수고하고 계시는 대학생 여러분께 경의의 마음을 보냅니다."

'스승의 날'이기도 했던 당일, 한 여고생은
선생님께 남기는 글을 전합니다.

◀ S Y N ▶ 이름모를 여고생
"저희 제자들의 충정을 깊이 이해하고 계시는 선생님, // 또 우리는 이 모든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고자 이렇게 나섰습니다."

당시 민주화성회에 참가했던 또 다른 청년은
이제 5.18을 기록하는 관장이 되었습니다.

당시 전남대 학생기자가 담아낸
이 육성 테이프는 5.18 기록관에 전달됐습니다.

◀ S Y N ▶정용화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관장
"5.18이라고 하는 게 5월 18일에 일어나서
5월 27일에 끝난 게 아니고 이미 (민주성회가 열린) 14일부터 시작이 된 거죠."

낡은 테이프에 남아 우리에게 전해진
그날 광주의 함성은,
41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MBC뉴스 홍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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